미수습자 수색 이견 팽팽
“샌드위치 패널 상당 부분 부식
객실부 분리해 세워서 수색”
해수부 유력하게 검토하자
“사고 원인 규명하기 위해
세월호 통째로 들어냈는데…”
미수습자 가족 강하게 반발
작업 기간 6개월 소요 예상
수습된 유품도 가족에 전달
세월호 인양이 순조롭게 진행되며 선체 수색을 통해 미수습자 9명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 보내는 일이 언제쯤 가능할 지가 관심사가 되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과제인 미수습자 수색은 세월호 선체가 육지(목포신항)에 도착한 뒤에야 실시된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반잠수선에 세월호를 옮겨 실은 후에도 목포신항에 세월호를 거치하는 데는 열흘 이상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는 일단 물 밖으로 나왔지만 미수습자 수색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
더구나 세월호 선체 내 미수습자 수색은 인양 작업만큼이나 ‘난이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8층 높이(22m)의 선체가 옆으로 누운 탓에 인부들은 수직절벽이나 마찬가지인 공간에서 작업을 해야 한다. 특히 선박 내부 천장과 칸막이의 재질은 ‘샌드위치 패널’이다. 3년 가까이 바닷속에 가라앉아 있었던 탓에 부식이 상당 부분 진행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색 과정에서 붕괴나 함몰의 위험성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해수부는 먼저 선체 위해도 조사와 안전도 검사 등을 통해 작업 인력을 선체 안에 투입할 수 있는지 여부를 점검한 뒤 수색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수색 방식에 대한 정부와 유가족간 이견도 존재한다. 현재 해수부는 옆으로 누운 세월호에서 객실 구역만 따로 분리해 바로 세운 후 수색 작업을 하는 ‘객실 직립방식’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실제로 해수부는 작년 8월 이 같은 방안을 제안한 선체 정리용역 업체인 ‘코리안쌀베지’와 용역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선체 일부를 절단하거나 선택적으로 구멍을 뚫어 작업자의 진입로를 확보하는 방안과 선체 창문 쪽으로 비계(임시 가설물 통로)를 만들어 접근하는 방안 등도 거론된다. 윤학배 해수부 차관은 “세월호가 거꾸로 뒤집혀 선미부터 침몰하는 바람에 선미 객실부가 찌그러져 압축된 상태”라며 “수색을 위해 선체 절단 등은 물리적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체 일부나 전체를 ‘훼손’하는 방식에는 미수습자 가족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정성욱 ‘4.16가족협의회’ 인양분과장은 “절단에도 최소 한 달 이상이 걸리는데 그렇게 되면 안 자르고 하는 거랑 별 차이가 없다”고 반박했다. 진교중 전 해군 해난구조대(SSU) 대장은 “세월호를 장기간에 걸쳐 수많은 돈을 들여 통째로 들어올린 이유는 사고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기 위해서”라며 “절단을 할 것이었다면 애초에 수중에서 절단해 더 쉽게 인양하면 됐다”고 강조했다. 이에 윤 차관도 “세월호선체 조사위원회와 논의하는 등 다양한 의견수렴을 거쳐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물러섰다.
시신수습과 함께 희생자 304명(사망자 295명과 미수습자 9명)의 유품을 수습하는 작업도 진행된다. 현재 세월호 선체에는 미수습자 유해뿐 아니라 유가족ㆍ승선원의 유품을 포함해 각종 선박용품, 차량(185대), 컨테이너(105개) 등 수 많은 잔존물이 있다. 선체에서 발견된 유품은 안전하게 반출ㆍ세척하고 분류하는 과정을 거쳐 유족에게 전달된다. 소유자가 확인되지 않아 바로 전달할 수 없는 경우에는 보관된다.
시신수습 작업기간은 6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준비기간 1개월과 실제 작업기간 3개월, 이후 보고서 작성과 최종 정리작업이 남은 2개월 동안 진행된다. 코리아쌀베지 관계자는 “미수습자가 온전하게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안전하고 신속하게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진도=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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