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사이드는 필요한가. 유니폼을 벗는 세리머니는 왜 안 될까. 타임아웃 도입은 어떨까.”
영국 스포츠 매체 스카이스포츠가 의문을 제기한 축구의 ‘애매한’ 규칙들이다. 이 매체는 23일(한국시간) 축구 팬들에게 변경하고 싶은 축구 규칙에 관한 온라인 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이날 현재 5만 명 이상이 투표에 참가하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관련기사
1위는 다이빙 행위에 대해 징계를 소급 적용하는 것이다. 5만 명 이상의 선택을 받아 ‘가장 도입하고 싶은 룰’에 선정됐다. 다이빙은 상대 선수와 접촉이 없는데도 넘어지면서 파울이나 페널티킥을 유도하는 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런 할리우드 액션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행위가 계속 발생하면서 지난 1월 잉글랜드 축구협회(FA)는 사후 징계가 가능하도록 규정 변경을 시도하기도 했다. 현재론 경기 중 발생한 폭력행위에 대해서만 징계를 소급 적용할 수 있다.
2위에는 주장만 심판에게 항의할 수 있도록 하는 규칙이 올랐다. 흥분한 선수들로 인해 심판이 위협받을 수 있으며 과도한 항의로 경기 시간이 지연된다는 우려에서 나온 방안이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작년 12월 이 규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규정은 럭비 유니언(15인제 경기) 경기의 규정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럭비 유니언 경기에서는 주장만 심판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 마르코 판 바스턴(52ㆍ네덜란드) FIFA 기술개발 담당자는 지난해 12월 BBC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종목에서라도 좋은 규정이 있으면 배워서 문제점들과 맞서야만 한다”고 새 규정 도입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3위로는 골 세리머니의 자유가 뽑혔다. 유니폼을 벗든, 관중석 안으로 들어가든 골을 넣은 선수들이 마음대로 기쁨을 표출할 수 있도록 하는 데 4만 6,000명이 공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FIFA는 상의를 탈의하는 골 세리모니 시에는 경고를 주고 있다. 고의적인 시간 지연이나 정치적 제스처를 금지하기 위해서다.
4위에는 심판이 녹음기와 바디카메라를 착용해 그라운드 안에서의 대화를 녹음하게 하는 규칙이 뽑혔다. 비디오 판독을 도입하자는 주장이 5위로 뒤를 이었다. 상위권에는 들지 못했지만 ‘2분 작전타임 도입’, ‘오프사이드 룰 폐지’, ‘옐로카드 받은 선수 10분간 퇴장’ 등도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팬들이 바꾸고 싶은 규칙들은 대부분 심판에 대한 것이다. 5위권 안에 든 ▦주장만 심판에 항의, ▦그라운드 대화 내용 녹음, ▦비디오판독 등은 모두 심판의 역할과 권위에 관련이 있다.
이는 유럽 축구에서 심판의 권위 하락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피에를루이지 콜리나(56ㆍ이탈리아) UEFA 심판위원장이 23일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그라운드 안에서 ‘심판 학대’가 없어지지 않으면 심판 수가 부족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특히 프리미어리그는 선수들이 심판을 둘러싸고 항의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지난 14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016~17 FA컵 8강전 첼시와의 경기에서 주심 마이클 올리버를 둘러싸고 항의했다가 잉글랜드 축구협회로부터 벌금 2만 파운드(약 2,8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지난 1월에는 아스날의 아르센 벵거(68) 감독이 페널티킥 선언에 항의하며 심판을 밀치고 욕설을 한 혐의로 4경기 출전 정지 징계가 내려졌다. 올 시즌 잉글랜드 축구협회에 의해 기소된 팀들은 맨유, 맨체스터시티, 헐시티, 세 곳이다.
오수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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