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오전 초중고 학생 수영선수들이 훈련을 끝낸 직후 갑자기 무너져 내린 인천시 학생수영장 천장이 부실시공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남동구 구월동 동인천중학교 옆 인천시 학생수영장의 천장 단열재와 고정용 철재 구조물이 무너진 사고와 관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정밀 감식 결과를 통보 받았다고 23일 밝혔다.
국과수는 감식 결과를 통해 “수영장 천장에 시공된 단열재인 연질 우레탄(스펀지)에 수분이 스며들지 않도록 철판 접합이 이뤄져야 했지만 제대로 시공되지 않았다. 스펀지가 수분을 흡수해 무게가 무거워지면서 무너져 내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앞서 천장 공사를 맡은 시공업체 관계자와 수영장 관리를 담당하는 인천시교육청 관계자 등 5, 6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공업체가 부도난데다 업체 대표와 관계자들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어 추가로 조사를 벌여 (건축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입건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감리업체 없이 시교육청 관계자가 육안으로 시공이 제대로 됐는지 여부를 확인한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수영장 천장 공사가 수 차례 불법 하도급된 것으로 파악하고 이 과정에서 불법이 없었는지 여부도 수사 중이다.
인천시 학생수영장은 연면적 1,553㎡ 규모로 1986년에 지어져 시설이 낡고 오래돼 최근 리모델링 공사를 했다. 천장 1,292㎡의 단열재를 교체하는 공사는 지난해 8월 마쳤으나 지난해 11월까지 타일 교체 공사 등을 끝내고 올 초까지 하자보수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영장은 지난 20일 오전 11시 30분쯤 천장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붕괴 직전까지 학생 선수들이 훈련을 해 자칫 대형참사로 이어질 뻔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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