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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미수습자 가족 “이제야 희소식이 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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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미수습자 가족 “이제야 희소식이 오네요”

입력
2017.03.22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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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인양 구역에서 미수습자 가족들이 인양될 수 있기를 기원하고 있다. 진도=연합뉴스
22일 오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인양 구역에서 미수습자 가족들이 인양될 수 있기를 기원하고 있다. 진도=연합뉴스

“이제서야 희소식이 오네요, 이제 미수습자 한 명도 유실 없이 모두 찾아야 할 텐데…”

22일 전남 진도군 조도면 맹골수도 세월호 인양현장에서 약 1.8km 떨어진 동거차도 인근. 국가어업지도선 무궁화2호에 올라 하루종일 인양현장을 지켜본 미수습자 가족들은 해양수산부가 오후8시50분 본인양 개시를 발표하자 기쁜 내색을 보였다. 인양현장을 조금이라도 가까이서 지켜보기 위해 배에 오른 지 거의 12시간 만에 지어 보인 웃음이었다.

그러나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072일이 흘렀지만 아직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9명(조은화 허다윤 남윤철 박영인 고창석 양승진 권재근 권혁규 이영숙)이 희미하게 내려다보이는 바다 속에 아직 있다. 동생 권재근씨를 애타게 기다리며 이날 배에 오른 오복씨는 해수부의 본인양 발표 직후 “배가 (수면 위로) 올라와야 좀 안심이 될 것 같다”면서 “일단 미수습자 전원을 모두 찾는 것 외에 모든 일은 (선체가) 목포신항에 안전하게 거치되는 것까지 보고 생각하고 싶다”고 말을 아꼈다.

미수습자 가족 7명과 세월호 유가족 44명, 취재진은 이날 오전 10시 팽목항 인근 해역에 정박중인 무궁화2호와 무궁화23호에 나눠 올라 타고 인양 현장 부근 동거차도에 11시50분쯤 도착했다. 3년 가까운 기다림, 이미 수도 없이 반복된 기대와 실망. 무궁화2호에 탑승한 조은화 허다윤 박영인 학생 부모와 권재근씨의 친형 등 7명 가족은 하루 종일 담담한 표정으로 현장을 지켰다. 이들 가족은 밤새 동거차도에서 긴박하게 이뤄지고 있는 선체인양작업을 뜬눈으로 지켜봤다.

당초 오전 중 발표 예정이었던 시험인양 결과 발표가 지연되자 일부 가족은 초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조은화양 어머니 이금희씨는 초조함을 감추지 못한 채 인양 현장을 더 가까이 보기 위해 난간에 몸을 기댔다. 이씨는 “딸이 아직 저 안에 있다, 이제는 인양에 성공해 우리 아이들을 집으로 데려가야 한다”고 울먹였다.

이날 오전 8시30분 해수부가 ‘세월호 시험인양 개시 예정’이라는 문자를 띄우자 미수습자 가족들은 11시로 예정했던 대국민 호소문 발표를 9시로 앞당겨 팽목항 등대 앞에서 서둘러 진행하기도 했다. 이들은 “부모의 마음으로 세월호를 인양해주세요. 역사와 자라나는 아이들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부디 함께 해주세요”라고 호소했다. 경기 안산합동분향소에서도 세월호 유가족들이 모여 세월호 인양 관련 소식에 귀를 기울였다.

시험인양이 한창이던 오후 3시엔 팽목항 등대 앞에선 세월호 미수습자 9인의 무사 귀환을 염원하는 기원제가 열렸다. 이날 가족들과 팽목항을 찾은 안경근(전북 남원)씨는 “오래 전부터 온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지금에서야 왔다. 그 동안 (세월호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게) 늘 미안함과 빚진 마음을 갖고 살았다”며 “미수습자들이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아오길 온 국민이 바라고 있다, 꼭 성공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진도=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박경우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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