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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한 朴… 7시간 동안 조서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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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한 朴… 7시간 동안 조서 검토

입력
2017.03.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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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과의 문답 A4 수백쪽 분량 달해

“진술 취지와 달라” 계속 수정 요구

檢 “신중하고 꼼꼼하신 성격 같아”

사법처리 앞둔 불안ㆍ초조 해석도

22일 오전 6시54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피의자 조사를 마친 뒤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오전 6시54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피의자 조사를 마친 뒤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검찰 조사를 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의 진술 내용을 기재한 피의자 신문조서를 열람하는 데 걸린 시간은 무려 7시간10분에 달했다. 이날 오전 9시25분에 출석해 22일 오전 6시54분 귀갓길에 오르기까지,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머무른 21시간30분 가운데 3분의 1을 ‘조서 검토’에만 쏟아 부은 셈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피의자 조사는 21일 오전 9시40분쯤부터 시작돼 같은 날 오후 11시40분 마무리됐다.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준비해 둔 질문과 이에 대한 답변이 오가는 데 총 14시간이 걸린 것이다. 사건 내용이 워낙 방대했던 탓인지, 이를 정리한 피의자 신문조서는 자그마치 A4용지 수백 쪽 분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작성한 조서 마지막 부분에는 ‘조서에 진술한 대로 기재되지 아니하였거나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는가요’라는 확인란이 있고, 피의자가 자신의 애초 발언 취지와는 다르게 기록된 부분이 있다고 이의를 제기하면 수정이 가능하다. 더 이상 이의나 의견이 없으면 기명날인이나 서명을 함으로써 조사가 최종 마무리된다. 사건마다 천차만별이긴 하지만 이 같은 ‘조서 열람ㆍ검토’에는 통상 2~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22일 새벽 3시 전후에 박 전 대통령의 귀가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근거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7시간을 넘겨서야 청사 앞 출입문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변호인과 상의해 가며 조서에 기록된 문답 하나하나를 매우 세밀하게 검토했다고 한다. 조서를 여러 번 반복해 읽은 것은 물론, 자신의 진술 내용 대부분에 대해 “이런 취지로 말한 게 아니다”라면서 수정을 계속해서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성격이 신중하고 꼼꼼하신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조사 시간과 조서 열람 시간은 검찰 조사를 받은 전직 대통령 네 명 가운데 최장 시간으로 기록됐다.

검찰 안팎에서는 평소 신중한 박 전 대통령의 성격 탓도 있겠지만, 조만간 닥치게 될 사법처리에 대한 불안과 초조를 드러내는 대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진 검찰과 특별검사팀 수사로 워낙 많은 증거들이 수집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이상 그만큼 철저하게 향후 재판 단계를 대비해야 한다고 느꼈을 법하다는 것이다.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 또한 지난달 18일 특검 소환 조사를 받은 뒤 5시간 이상에 걸쳐 조서를 검토한 바 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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