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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대우의 성과 재평가 받는 날이 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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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대우의 성과 재평가 받는 날이 올 것”

입력
2017.03.22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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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22일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대우창업 50주년 기념식에서 축하 건배를 하고 있다. 뉴스1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22일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대우창업 50주년 기념식에서 축하 건배를 하고 있다. 뉴스1

“저는 세계경영의 완성을 확신했고 우리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것은 대한민국의 경제영토를 넓히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갑작스런 외환위기로 과업을 완성하지 못한 것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품었던 꿈과 열정, 우리가 실천한 노력, 우리가 이룩한 성과들이 반드시 평가 받는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22일 서울 남대문로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대우 창업 50주년 기념식. 기념사를 읽는 김우중(81) 전 대우그룹 회장의 목소리는 또렷하지 않았지만 ‘창조 도전 희생’으로 요약되는 ‘대우정신’에 대한 자부심만은 확고했다. 김 전 회장은 이날 500여명의 옛 대우 임원들에게 “여러분의 정신이 살아있는 한 대우는 영원할 것이며 우리는 명예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직 임원 200~300명 정도가 모였던 과거 창립기념일과 달리 올해는 50주년이란 특별한 의미가 있어 예년보다 많은 인원이 참석했다. 이경훈 전 ㈜대우 회장, 김용원 전 대우전자 회장, 홍성부 전 대우건설 회장, 박성규 전 대우통신 회장, 윤영석 전 대우중공업 회장, 홍인기 전 대우조선해양 초대사장, 박용근 전 대우그룹 사장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김 전 회장은 서른한 살이던 50년 전 서울 명동에서 자본금 500만원, 직원 5명으로 대우그룹의 전신인 대우실업을 세웠다. 섬유 수출로 시작한 대우는 1970년대 수출 호조에 따른 비약적인 발전과 정부 주도의 중화학공업 육성정책에 힘입어 11년 만에 수출 1위 기업이 됐고, 1980년대 후반부터는 해외로 눈을 돌려 동유럽, 베트남 등 신흥시장 개척에 앞장섰다. 그러나 대우는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당시 쌍용자동차를 인수하는 등 사업 규모를 확장하다 어려워진 경영여건을 극복하지 못하고 1999년 해체됐다.

김 전 회장은 대우정신을 청년 세대에 물려주기 위해 베트남 하노이에 머물며 글로벌 청년 사업가 양성사업(GYBM)을 펼치고 있다. 그는 참석자들에게 “대우를 떠나면서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하고 헤어진 게 무엇보다 가슴에 사무친다”며 “세계를 무대로 함께 뛰어준 여러분 노고에 보답하지 못해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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