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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tory]‘오프라인에서 온라인까지’…거센 사드 후폭풍

입력
2017.03.22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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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보기술(IT) 전자업계에 중국발(發) 해킹 경보가 발령됐다. 일반 기업과 국방부까지 해킹 영역도 확산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도입에 대한 중국의 보복성 조치란 시각이 우세하다. 사실상 오프라인에서 빚어진 사드 후푹풍이 온라인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22일 군당국 등에 따르면 최근 우리 군 주요 기관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대한 해킹 시도가 급증하고 있다. 실제 이달 9~15일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 등 주요 기관 홈페이지에 대한 해킹 시도가 44건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앞선 2~8일에도 25건의 홈페이지 해킹 공격을 받았다. 이는 지난 달 16~22일 사이 해킹 건수가 1건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눈에 띄게 급증한 수치다. 군 당국에선 현재까지 직접적인 피해는 발생하진 않았지만 정보작전방호태세인 ‘인포콘’을 4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하면서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이렇게 급증세인 해킹이 중국에서 시작됐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국방부가 롯데와 사드 부지 확보를 마무리 한 지난 달 28일을 전후해 해킹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롯데를 겨냥한 중국의 보복은 노골적이다. 지난 2일 롯데면세점 홈페이지와 인터넷면세점 사이트가 해킹 공격으로 3시간 동안 마비됐다. 롯데면세점측은 “사고 원인을 분석한 결과, 중국 현지 인터넷프로토콜(IP)를 활용한 분산서비스거부(디도스ㆍDDoS) 공격으로 추정됐다”고 전했다. 롯데측은 1시간30분만에 홈페이지를 복구했지만 이 사고로 수 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지난해 6조원의 매출을 기록한 롯데면세점의 온라인 비중이 약 24%인 점을 감안하면 일일 매출은 약 4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롯데그룹의 중국 홈페이지도 사드 부지를 결정한 지난 달 28일 해킹으로 접속 불능 사태를 겪었다.

롯데면세점 홈페이지가 지난 2일 해킹 공격을 받고 약 3시간여동안 마비됐다.
롯데면세점 홈페이지가 지난 2일 해킹 공격을 받고 약 3시간여동안 마비됐다.

중국내 롯데마트의 경우엔 사실상 문을 닫아야 할 판이다. 지난 19일 기준, 중국내 롯데마트 67개는 소방시설 점검 등을 이유로 영업 정지 상태다. 중국내 롯데마트가 99개인 점을 감안하면 90%에 달하는 현지 지점이 개점 휴업에 들어간 꼴이다. 손실규모도 1,000억원 이상에 달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내부 문제라면 어떻게 방법이라도 찾아볼 수 있겠지만 정치적인 상황과 맞물려 있다 보니, 돌파구를 찾을 수가 없어서 답답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중국측의 보복성 조치에 따른 피해는 게임업계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중국내 게임 전문 사이트인 일유망(一遊網)에 따르면 관계당국에서 한한령(限韓令·한류제한령)을 게임 분야에까지 적용하면서 한국산 모바일 게임과 한국 게임 판권의 신규 허가(판호) 심사를 중단했다. 이에 따라 중국 현지 업체들도 사실상 한국 게임 업체들에게 수입 불가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산 신작 게임의 중국 시장 진입이 사드로 인해 사실상 막힌 셈이다. 일유망은 “관계 당국이 한국산 게임 심사 중단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진 않았지만 한국의 사드 배치 문제가 이번 사태와 연관됐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라며 “양국 간 사드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한국산 게임에 대한 심사가 무기한 중단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사드 후폭풍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중국 사업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사드 여파 때문에 중국 사업을 더 확대해야 할 지, 줄여야 할 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며 “어떤 형태로든 정부차원에서 중국과 타협점을 찾기 전에는 당분간 사업 구상 자체를 덮어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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