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세월호 시범 인양이 순조롭게 끝나고 이날 오후 8시50분부터 본 인양이 결정되면서 전남 진도군 팽목항은 긴장감과 기대감으로 부풀어 올랐다. 23일 오전 11시께 수면 13m까지 끌어올린다는 해양수산부의 발표가 있었지만 현지 일부 전문가들은 “날씨나 작업 여건이 양호할 경우 6,7시간이면 작업이 마무리될 수 있다”며 보다 빠른 인양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이날 오전부터 전남 진도군 팽목항 입구는 어수선했다. 팽목항은 인근 섬을 운항하는 여객선에 차를 실기 위한 화물차량들과 세월호 인양을 위해 취재하는 차량들이 뒤섞이면서 시장을 방불케 했다. 하지만 역사의 슬픈 현장이 되어버린 팽목항 등대를 찾는 방문객들의 모습은 숙연하고 진지했다.
“바람은 불어도 바다는 잔잔하다니 다행이네요. 미수습자 9명이 다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으면 합니다.”,“정부(박근혜 전 대통령)가 일부러 인양을 늦춘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세월호 인양 소식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전국 각지에서 팽목항을 찾은 일반인들은 저마다의 의견을 드러내면서도 “꼭 성공해서 아직도 바다 속에 있는 미수습자들이 가족에게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호주에 있는 아들이 입국해 뒤늦게 이곳을 가족과 함께 방문했다는 안경근(62ㆍ전북 남원)씨는 “역사의 현장인 팽목항을 오래 전부터 간다고 맘은 먹었지만 찾아가지 못해 늘 미안함과 빚진 마음을 가지고 살았다”면서“막상 와보니 마음이 숙연하지만 한편으로는 세월호 사고 가족들의 힘든 나날을 함께 하는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전남 강진에서 온 중학생 10여명은 노란 색 종이배를 만들어 노란 리본 사이에 걸었다. 한 학생은 “미수습자 9명이 빨리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빈다”고 전했다.
팽목항 분향소를 찾은 추모객들은 “오늘은 꼭 인양되기를 바란다” “국민의 생명조차 지켜주지 못하는 이 나라의 어른으로 산다는 게 부끄럽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특히 이날 저녁 팽목항과 유족들이 있는 쉼터에서는 시범 인양 성공소식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에서 격려차 내려온 김모(57)씨는 “온 국민의 염원(미수습자)이 이제서야 해결이 될 것 같다”고 기뻐했다.
오전 한때 시험 인양이 늦어지면서 “실패한 것 아닌가”라는 실망감이 감돌았던 세월호사고해역 인근 동거차도도 오후 작업에서 1m를 들어올린 데 이어 본 인양이 결정되자 기대감에 휩싸였다.
날이 저물면서 인양작업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 인양 현장이 잘 보이는 섬 정상에서 일단 철수했던 취재진들과 피해자 가족들은 본 인양 소식에 다시 현장으로 모여 들어 사실 확인에 나서느라 분주했다. 동거차도 주민들은 세월호 선체를 인양하는 과정에서 기름이 유출될 것에 대비, 인근 해역에 오일펜스를 설치키로 했다.
진도=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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