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대선주자 중 하나인 홍준표 경남지사가 22일 “문재인 후보가 집권하면 뇌물 공화국이었던 노무현 정부 2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의 박근혜 전 대통령 소환 조사를 거론하면서 “사익을 취한 것은 없다”고 두둔하기도 했다.
홍 지사는 이날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국당 경선 부산ㆍ울산ㆍ경남 지역 비전대회에서 연단에 올라 “문재인 후보가 민정수석, 비서실장을 했던 노무현 정부는 뇌물로 시작해 뇌물로 끝난 정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홍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로 미제로 남은 ‘640만 달러 수수 의혹’도 다시 도마에 올렸다. “노무현 정부 집권 초기에는 안희정 충남지사가 뇌물로 징역을 가더니 정권이 끝나갈 무렵에는 노 전 대통령 본인이 직접 박연차(태광실업 회장)에게 640만 달러를 받았다”고 단정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문 후보가 가장 핵심부서에 있던 그 정권이 뇌물로 시작해서 뇌물로 끝난 정권인데, 어떻게 그런 정부의 핵심 2인자였던 사람이 적폐 청산을 주장할 수 있냐”고 말했다.
홍 지사는 또 참여정부 말기인 2006년에 있었던 ‘바다이야기’ 사건을 거론하며 “집권하면 이 문제를 규명하겠다”고도 말했다. 그는 “바다이야기는 서민들의 주머니 돈을 전부 훔쳐가지고 조 단위의 돈을 누군가 가져갔는데, 그 돈을 가져간 사람이 지금 안 나온다”며 “이명박정부 초기에 이것을 수사했지만 노 전 대통령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나니까 덮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좌파들이 집권을 하면 이 모든 것이 묻혀버린다”며 “내가 집권하면 이것을 밝히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지사는 이날 연설 내내 보수표 결집을 의도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특히 국정농단 사태로 파면돼 검찰에 소환 조사에까지 이른 박 전 대통령을 두고는 “지금까지 밝혀진 것에 의하면 박 전 대통령 본인이 사익을 취하거나 개인이 받은 것이 없다”며 “기껏 최순실이한테 옷 몇 벌 얻은 걸로 다른 전직 대통령들처럼 똑같이 포토라인 섰다”고 주장했다. 홍 지사는 또 “노무현 뇌물정권이 또 들어서면 여러분 어떻게 할 것이냐. 우리(보수)가 갈라치면 안 된다”고 보수층의 위기감을 자극했다. 이어 “선거 때는 지게 작대기도 필요하다”며 “이제는 대동단결을 해야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부산=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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