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사진=현대캐피탈 배구단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2년 전 강원도 춘천의 엘리시안 강촌에서 열린 한국배구연맹(KOVO) 통합워크숍에서 최태웅(41) 현대캐피탈 감독이 먼저 다가와 악수를 건넨 적이 있다. 최 감독은 당시 부임한지 한 달밖에 되지 않은 '초보 감독'이었다.
1999년부터 16년간의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지휘봉을 잡은 최 감독의 눈빛에는 팀을 잘 이끌겠다는 결연함이 묻어있었다. 최 감독 특유의 초롱초롱한 눈빛을 21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프로배구 2016-2017 V리그 한국전력과 플레이오프(3전2승제) 2차전 직후 다시 볼 수 있었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세트스코어 3-0(25-23 25-22 25-18)으로 이겼다. 현대캐피탈은 한국전력에 2연승을 거두며 챔피언결정전에 안착했다.
최 감독은 감독 데뷔 후 2시즌 연속 팀을 챔프전에 올려놨다. 현대캐피탈은 25일부터 5전3선승제로 대한항공과 맞붙는다. 팀 상황은 지난해와 달라졌다. 지난해엔 정규시즌 1위로 챔프전 직행 티켓을 따냈지만, 올해는 2위를 기록, PO를 거쳐 챔프전에 올랐다. '도전자의 입장'이 된 것이다.
최 감독은 "PO를 준비하느라 아직 대한항공 경기 영상을 보지 못했다"며 "이제 분석하느라 잠을 못 잘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대한항공은 최고의 세터 한선수(32), 어려운 공을 잘 처리하는 공격수 김학민(34), 리시브가 좋은 정지석(22) 등 좋은 선수가 많다"며 "여러 상황을 가정해서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 감독은 챔프전 우승에 대한 갈증을 거듭 강조했다.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은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고도 챔프전에서 OK저축은행에 1승3패로 밀렸다. 최 감독은 "챔프전 우승이 간절하다"며 "우리 선수들이 중요한 경기에서 져 좌절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 함께 극복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주장 문성민(31)은 최근 본지와 통화에서 "최종 목표는 당연히 챔프전 우승으로 잡았다"고 했다. 한국전력과 PO 2차전에서도 선수들의 투지는 드러났다. 선수들은 한국전력 아르파드 바로티(26ㆍ헝가리)의 공격을 원천 봉쇄하는데 힘을 모으는가 하면, 허를 찌르는 '스피드 배구'로 상대 선수들의 범실을 유발했다. 한국전력 바로티(4개)와 전광인(5개)은 잦은 범실을 기록하며 에이스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현대캐피탈은 10년 만의 정상 복귀를 꿈꾼다. 대한항공 역시 우승에 대한 간절함이 크다. 대한항공은 창단 첫 챔프전 우승을 노리고 있다. 박기원(66) 대한항공 감독은 현대캐피탈의 PO 2차전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박 감독은 과거 "대한항공 감독 제의가 왔을 때 '내 배구 인생의 마지막 퍼즐을 맞출 기회'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마지막 퍼즐은 '우승'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선 대한항공이 앞선다는 평가가 많다. 대한항공은 올 시즌 현대캐피탈에 4승2패를 거뒀다. 퀵오픈(62.12-49.02%)과 시간차(78.26-44.00%), 후위(49.31-48.03%) 등 각종 공격 성공률을 비롯해 세트당 블로킹(2.33-2.29개)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세트당 서브(0.81-1.43개)에선 뒤지고 있지만, 범실이 더 적었던 팀은 대한항공이었다.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142개)과 맞대결에서 범실 123개만 기록했다.
외국인 선수 대결에서도 불안요소를 갖고 있는 팀은 현대캐피탈이다. 최 감독은 외국인 다니엘 갈리치(등록명 대니ㆍ30)에 대해 걱정을 드러내 왔다. 외국인 선수 밋차 가스파리니(33)와 한선수, 김학민, 정지석, 곽승석(29) 등 토종 선수들이 조화를 이룬 대한항공은 분명 만만치 않은 상대다. 철저한 분석으로 바로티를 꽁꽁 묶으며 한국전력에 낙승을 거둔 최 감독이 대한항공을 상대론 어떠한 승부수를 띄울지 지켜볼 대목이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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