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밤샘 검찰 조사를 마치고 22일 오전 7시6분쯤 서울 삼성동 자택에 도착했다. 박 전 대통령이 탄 검은색 에쿠스 승용차가 자택 앞 골목에 들어서자 지지자 100여명은 태극기를 흔들며 “대통령님 힘내세요”라고 외쳤다. 박 전 대통령은 차 안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환한 미소와 함께 손을 흔들었다.
박 전 대통령은 자택 들어가기 전 친박계인 자유한국당 최경환 윤상현 의원과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서청원 의원 부인과 악수했다. 또한 지지자들을 향해 환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두 차례 목례를 하며 잠시 멈춰서기도 했다. 그러나 "국민들께 한 말씀 부탁드린다" "검찰조사에서 뇌물혐의 인정하셨나" 등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지지자 50여명은 밤을 지새우며 자택 주변을 지켰다. 자택 앞에는 '근혜동산 가족 일동' 명의로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힘내세요! 우리가 지키겠습니다' '대통령님!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이 전날 오전부터 내걸렸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손에 든 지지자들은 자택 앞과 인근 편의점 등에 모여 "열불이 난다" "대통령님이 안쓰럽다" 등의 대화를 나눴다. 지지자 박모(63)씨는 "대통령님께서 오랜 조사로 얼마나 힘드시겠냐"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귀가를 앞둔 오전 7시부터 지지자들이 100여명까지 모여들었다. 지지자들은 박 전 대통령이 자택에 들어가자 “대통령”을 연호했고 “대통령이 무슨 잘못이 있냐”고 외치기도 했다. 한 중년 여성은 “국민들도 다 아는 헌법을 왜 안 지키는지 모르겠다” “나라가 망했다”며 자택 옆에서 큰 소리로 통곡했다.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자택 인근에 8개 중대(640명)의 경력을 배치했다. 지지자들에 의한 충돌 사태 등은 발생하지 않았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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