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서 르완다 대통령 접견
일부 성직자와 학살 가담 사과
프란치스코 교황이 20일(현지시간) 일부 성직자가 학살에 가담한 1994년 르완다 인종청소 당시 가톨릭교회의 역할에 대해 사과했다.
교황청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바티칸 사도궁에서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을 만나 “대학살 때 가톨릭교회와 교회 구성원들이 저지른 죄에 대해 신의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인종청소 당시 르완다 국민 다수인 후투족은 100일 동안 소수인 투치족과 이들을 옹호하는 온건 성향의 후투족 약 80만 명을 살해했다. 이후 생존자들과 르완다 정부는 가톨릭 사제와 수녀들에게 희생된 사람이 많았다며 가톨릭 교회의 공식 사과를 요구해왔다.
하지만 교황청과 르완다 가톨릭교단이 일부 성직자들의 개별 범죄라고 선을 긋자, 인종청소 당시 반군 지도자였던 투치족 출신 카가메 대통령은 교황이 성직자의 아동 성추행은 사과하면서 성직자의 르완다 대학살 가담은 사과하지 않는다며 비난해왔다. 르완다 정부는 지난해 르완다 교단의 사과 성명도 미흡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교황의 사과에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교황의 사과는 그가 전형적으로 보여준 용기와 도덕의 한 면모였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태무 기자 abcdef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