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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가 없다… 세계 최대 스타트업 우버의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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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가 없다… 세계 최대 스타트업 우버의 추락

입력
2017.03.2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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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라 구아르디아 공항에 우버 탑승 구역을 가리키는 푯말이 붙어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미국 뉴욕 라 구아르디아 공항에 우버 탑승 구역을 가리키는 푯말이 붙어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다음 날, 또 다른 임원이 이탈했다.”

21일(현지시간) 미 경제 매체 포춘이 보도한 미국의 차량 공유 신생벤처기업(스타트업) ‘우버’ 관련 기사는 이렇게 시작됐다. 포춘에 따르면 이날 지도와 영업 플랫폼을 총괄하는 브라이언 맥클레돈 부사장은 “3월 말까지 회사를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우버 2인자’로 불렸던 제프 존스 사장이 사임한 지 불과 하루 만의 일이다. 이로써 지난달 27일 아밋 싱할 기술 부사장을 시작으로 한 달도 안 돼 고위 임원 7명이 우버를 떠났다. 사람들이 우르르 빠져나가는 우버판 엑소더스는 연초부터 끊이지 않은 구설이 낳은 결과다.

글로벌 시장에서 각국 규제와 맞서며 어렵게 성장해 온 우버가 가장 큰 시련을 맞고 있다. 위기는 올해 초 트래비스 칼라닉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자문단에 합류하며 시작됐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트럼프의 반(反)이민행정명령 등에 반발하는 미국 시민들은 우버 탈퇴 운동을 벌였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우버를 지우자는 캠페인(#DeleteUber)이 빠르게 퍼졌고, 칼라닉 CEO는 결국 5일 만에 자문직을 사퇴했다. 하지만 때는 이미 이용자 20만명 이상이 우버를 등진 뒤였다.

그 후로도 우버를 둘러싼 구설은 끊이지 않았다. 지난달에는 전직 우버 개발자가 “직속 상사가 노골적으로 성적 추파를 던졌는데, 회사는 이 문제를 덮는 데 급급했다”고 폭로해 네티즌의 뭇매를 맞았다. 이어 구글의 자회사인 웨이모가 “우버가 우리 자율주행차 기술을 빼돌렸다”며 소송을 냈고,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해 경찰의 단속을 피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일련의 논란을 수습해야 할 칼라닉 CEO는 우버 기사에게 막말하는 동영상이 유출되면서 되레 비난의 중심에 섰다. 존스 사장은 그를 대신해 사태 진화에 앞장 서다 지쳐 우버 합류 6개월 만에 사임을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2009년 설립된 우버는 전 세계에서 몸값이 가장 높은 스타트업이다. 기업가치가 680억달러(약 76조원)로 현대자동차 시가총액(37조원)의 2배에 이른다. 하지만 최근 실추된 이미지 탓에 그 가치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우버가 논란을 겪는 것은 부분적으로는 칼라닉 CEO의 강압적인 경영방식 때문”이라면서 “최근 빈발하고 있는 논란은 회사를 흔들고, 직원과 운전사, 규제 당국의 불만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이용자들이 결국 우버를 떠나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트래비스 코델 칼라닉 우버 CEO. 칼라닉 SNS 캡처
트래비스 코델 칼라닉 우버 CEO. 칼라닉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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