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검찰 출석을 위해 서울 삼성동 자택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가 청와대에서 자택으로 돌아간 뒤 집 밖으로 나온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으론 4번째로 검찰에 출석했으며, 뇌물죄 등 13개 혐의에 대해 검찰과 치열한 법리공방을 벌일 예정이다.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을 숫자로 정리했다.
◆9일-삼성동 귀가 후 두문불출
박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대통령직 파면’ 결정 후 이틀만인 12일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갔다. 지지자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집으로 들어간 박 전 대통령은 이후 단 한 번도 자택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의 올림머리를 전담했던 미용사들이 매일 오전 7시쯤 들어가 그의 머리를 손봐줬고, 간혹 변호사들이나 친박계 정치인들이 잠시 오갔을 뿐, 박 전 대통령은 특별한 메시지를 전하거나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이후 검찰이 대면조사를 위해 박 전 대통령을 소환하자, 이에 응하겠다며 자택으로 돌아간 지 9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소환 전날 유영하 변호사 등이 6시간 남짓 그의 자택에 머무르며 주요 혐의에 대한 질의응답을 최종 리허설 한 것으로 알려졌다.
◆8분-삼성동 집서 중앙지검까지 걸린 시간
박 전 대통령은 21일 오전 9시15분 입가에 살짝 미소를 띄며 삼성동 자택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곧장 자택 앞에 대기하던 방탄차량을 타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발했다. 박 전 대통령이 탄 차량은 지하철 9호선 선정릉역 사거리를 거쳐 직진하다 2호선 선릉역 사거리에서 우회전해 테헤란로로 향했다. 이후 역삼역 사거리, 강남역 사거리, 법원·검찰청 사거리를 지나 9시23분에 중앙지검에 도착했다.
안전을 위해 교통을 통제한 탓에 자택에서 중앙지검까지 정확히 8분이 소요됐다. 교통을 통제하지 않고 일반인처럼 이동했다면 20여분 정도 소요됐을 거리다.
◆1001호- 조사받는 10층 검사실
검찰에 출석한 박 전 대통령이 조사받을 장소는 중앙지검 10층 특수1부 검사실인 1001호실이다. 박 전 대통령은 출입문을 등지고 남쪽 창가를 바라보고 앉으며 맞은편에는 조사를 진행할 담당 부장검사와 검사 2명이 자리할 예정이다.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 뒤쪽에 놓은 별도 테이블에 앉는다.
옆방인 1002호는 휴게실로 이용할 예정이다. 티타임 등을 진행할 수 있는 탁자와 소파, 응급용 침대와 책상 등이 마련돼 있다. 화장실은 조사실 밖 복도에 마련됐다. 박 전 대통령이 조사받는 10층은 수사팀을 제외한 모든 이의 출입이 통제된다.
◆100여명-사전허가 취재진
삼성동으로 귀가한 당일 박 전 대통령이 민경욱 전 대변인을 통해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라며 헌재의 결정에 불복하는 듯한 뉘앙스의 입장을 표명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만큼, 이날 그가 중앙지검 포토라인에서 어떤 말을 할지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높았다.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된 만큼 취재진 또한 대거 몰려 이날 중앙지검 앞은 100여명의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마저도 보안과 안전을 위해 사전허가를 거친 한정된 인원으로, 취재진 역시 소지품 검사와 가방검사 등 신분확인 절차를 밟았다.
박 전 대통령이 출두하는 포토라인에서 근접 취재를 허가 받은 취재진은 빨간색 비표를 받았고, 다른 취재진은 노란색 비표를 받았다.
◆1,920명-경찰 24개 중대 투입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과 그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는 시민들이 모여들 것으로 예상돼 경찰은 이날 24개 중대 1,920명의 경찰력을 중앙지검 주변에 투입했다. 이미 전날 밤부터 대검찰청 맞은 편의 중앙지검 서편 출입문을 폐쇄했고, 서울중앙지법 방향으로 난 동편 출입구도 차량이 이동하는 대문은 닫고 사람만 이동 가능한 쪽문은 개방했다.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았을 땐 15개 중대 1,200여명의 경찰이 대검찰청 청사 주변에 배치됐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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