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서 100% 압도적 지지
중도좌파 진영 결집 이끌어
마르틴 슐츠 전 유럽의회 의장이 당원 100%의 압도적 지지로 독일 사회민주당(SPD) 새 당수 자리에 올랐다. 올 9월 총선에서 기독민주당(CDU)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4선 연임을 저지하기 위한 중도좌파 진영의 염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슐츠 전 의장은 19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열린 사민당 특별전당대회에서 대의원 전원(605명)의 지지를 얻어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됐다. 그는 앞서 1월 사민당 지도부 합의에 따라 지그마어 가브리엘 당수(부총리)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아 총선 후보로 나서기로 한 상태였다. 가브리엘은 유력한 사민당 총리 후보였지만 메르켈과 대결할 경우 슐츠의 승리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 후보직을 양보했다.
슐츠 전 의장은 당수 수락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자유로운 보도를 두고 ‘가짜 뉴스’라 하고 선별적으로 미디어를 대하는 사람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해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反)유럽연합ㆍ반이슬람을 표방한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을 일컬어 “(독일) 연방공화국의 수치”라고 맹비난하며 극우세력에 단호히 맞설 것임을 시사했다.
일찌감치 총리 후보에 내정된 슐츠 신임 당수는 사민당의 결집을 이끌고 있다. 독일 일간 빌트 등에 따르면 슐츠의 100% 지지 기록은 과거 콘라트 아데나워 총리의 맞수였던 사민당의 거물 정치인 쿠르트 슈마허가 1948년 얻은 99.71%를 웃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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