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연대엔 찬ㆍ반ㆍ유보 제각각
홍준표ㆍ김진태 집중 견제당해
19일 종합편성채널을 통해 생중계된 자유한국당의 첫 대선후보 경선 TV토론회에서 3명의 주자들이 독자적 핵무장론을 주장하는 등 대북 강경책이 집중 제시됐다. 국민의당ㆍ바른정당과의 비문(재인) 연대에 대한 경선 주자들의 입장은 제각각 달랐지만, “좌파 집권을 막아야 한다”는 데에는 이구동성이었다.
이날 TV조선이 서울 중구 자사 사옥에서 주최한 토론회에서 ‘대한민국이 독자적 핵무장을 해야 하느냐’는 사회자 질문에 한국당 대선주자 6명 중 홍준표 경남지사와 김진태 의원, 원유철 의원 등 3명이 ‘O’ 팻말을 선택했다. 홍 지사는 “20년 동안 6자 회담을 통해 북핵 폐기를 시도했는데 실패했고 이제는 방법이 없다”며 “이제는 공포의 핵 균형을 통해 북핵을 저지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도 “핵에 대항할 수 있는 것은 핵밖에 없다”고 했고, 원 의원 역시 “핵은 핵으로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우리가 핵을 보유하면 북핵 보유를 기정사실화하는 것”이라며 “핵과 핵이 대치하는 새 분단이 시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관용 경북지사와 안상수 의원은 독자적 핵무장 대신 한미 동맹 강화로 미국 전략자산을 배치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대세론에 맞서기 위한 연대의 범위를 두고선 의견이 엇갈렸다. 원 의원과 김 지사는 중도ㆍ 보수진영이 뭉쳐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이 전 최고위원과 안 의원은 우파 후보 단일화로 충분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반면 김 의원은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문 전 대표보다 더한 사람이고 바른정당은 없어져야 할 당”이라고 맹비난하며 연대가 필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홍 지사는 “나중에 판세를 훑어보고 그때 결정하는 게 맞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높은 대중적 인지도 덕에 유력 주자로 꼽히는 홍 지사는 다른 주자에게 발언권을 주는 등 시종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유죄 시 자살 검토” 등의 자극적인 언급을 놓고 공방을 벌였던 김 의원을 상대로도 “김 의원은 (내가 비난했던) 친박이 아니다”라며 화해 제스처도 취했다.
다른 주자들은 홍 지사와 김 의원을 집중 견제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영남 후보 불가론’을 내세워 홍 지사를 우회적으로 공격했고, 안 의원은 “보수가 확고하되 중도를 우리 편으로 삼지 않으면 안 된다”며 김 의원의 선명성을 지적했다. 김 지사는 홍 지사와 김 의원이 최근 벌인 설전을 거론하며 두 사람을 싸잡아 “자중해야 한다”고 나무랐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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