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저 복귀 놓고 뒷얘기 무성
靑 출발 일몰 후로 늦어진 이유
방송사 헬기 못뜨게 지연 해석도
*사저 앞 도열한 호위무사 8인
윤상현이 친박들에 전화 돌려
국밥집서 역할 분배했단 얘기도
*사저 정치 앞으로 계속될까
“거실 너무 춥다” 동정론 불 지펴
한국당도 친박 잘라내지 못할 듯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세간의 이목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쏠려 있다. 박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한 승복 선언 없이 ‘사저 정치’를 시작했다는 관측도 무성하다. 12일 친박 ‘호위 무사’ 8인이 도열해 박 전 대통령을 영접한 것이 무수한 정치적 해석을 낳은 것처럼 사저 안팎의 행보는 조기대선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도 꼽힌다. 이번 주 카톡방담에는 10일 탄핵 선고 직후부터 닷새 동안 사저 앞에서 ‘뻗치기’(무작정 기다리기) 취재하고 돌아온 여당팀 기자도 참여했다.
불타라 청춘(이하 불청)=박 전 대통령 복귀를 놓고 뒷얘기가 무성한데. 기자들 애도 많이 태웠다고.
2년째 뻗치기중(이하 뻗치기)=헌재 선고 나자마자 택시 타고 삼성동에 갔는데, 그때부터 현장에선 ‘2시에 온다더라’ ‘4시에 온다더라’ ‘안 온다더라’ 등 카더라 추측이 계속 돌았죠. 물론 그 날은 안 왔고.
불청=청와대에서 나온 날도 마찬가지. 처음엔 6시 전에 나온다고 했다가 이후 6시 반, 7시로 계속 미뤄졌죠. 청와대 직원들과 인사하느라 늦어졌다는 게 공식 설명이지만, 일몰 이후 방송사 헬기가 뜨지 못할 때 나오려고 지연작전 편 것이란 해석도 나왔고.
밤에도 피는 장미(이하 밤장미)=방송사 헬기는 못 떴지만, 한 종편 채널이 사저 주변 건물 옥상을 수백만원 주고 임대해 카메라를 설치하고 한 지상파 방송사도 합류하면서 삼성동에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의 얼굴은 잘 볼 수 있었죠. 5개 방송사 뉴스를 돌아가며 봤는데 돈 들인 티가 제대로 났다는. ㅎㅎ
불청=뒤늦게 뛰어든 방송사들도 하루 100만원씩 고액 임대료 낸다는 후문. 사저 취재하다 회사 예산 거덜날 판. 그나저나 경찰에 태극기 부대 집회금지 민원까지 낸 거 보면 주민들 불만 장난 아닌 듯. 근처 사는 옆 부서 부장님도 ‘이러다가 집값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많이 듣는다고.
여의도 구공탄(이하 구공탄)=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버틴 이틀간 야당들도 대응을 자제하느라 속 좀 끊였죠. 여론 역풍 우려한 부자 몸조심? 이 와중에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대변인에게 했다는 촌철살인 멘트. “송장에 칼 꽂는 거 아니다. 탄핵은 나라로 치면 국상인데 장례도 3일장이나 5일장 치르지 않나.”
밤장미=탄핵 선고 당일 “대통령은 진심으로 승복을 말씀해 달라”던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의 발언도 뒤늦게 화제가 됐죠. 처음엔 왜 당연한 소리를 하나 했는데, 전직 비서실장답게 박 전 대통령이 호락호락 물러나지 않을 줄 예감한 듯. ㅎㅎ
불청=사저에 도착해 웃고 악수하고, 예상과 달랐던 박 전 대통령의 모습도 화제였죠.
구공탄=사저 앞에서 친박이 도열한 것은 정치 재개 메시지를 보낸 거죠. ‘삼성동 내각’ 얘기도 그래서 나왔을 터.
밤장미=탄핵 선고 당일 윤상현 의원이 친박 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렸다는 얘기가 있어요. 친박 의원들이 삼성동 사저에 몰려간 날 국밥집에 따로 모여 담당 분야를 정했다고도 하고. 네 줄짜리 불복 선언을 대독한 청와대 대변인 출신 민경욱 의원은 “역사가 제게 준 길을 가겠다”고 말하기도. 친박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주는 능력 하나는 타고난 듯. ㅋㅋ
뻗치기=조원진 의원도 빼놓을 수 없죠. 삼성동 복귀 이튿날 1시간가량 사저 들어갔다 나오더니 ‘거실이 너무 춥다’ ‘대통령이 발목을 다치신 것 같다’ 등 동정론에 불을 지피는 발언 대방출. 옆에 있던 보좌관은 ‘물도 샌다’고 거들고. ㅎㅎ
불청=조 의원은 4ㆍ13 총선 때 무소속 출마한 유승민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에 걸려 있던 박 전 대통령 ‘존영’을 떼라는 공문도 보낸 분이죠. 이런 친박 행태로 총선에서 참패했고. 그때 새누리당이 과반수만 지켰어도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됐을까 싶기도 하고.
구공탄=사저 복귀 이후 안봉근 전 비서관이 안 보이는 점도 의아해요. 구속된 상태도 아니고, 문고리 3인방 중 사저 관리를 도맡았던 인사였는데. 안 전 비서관의 측근인 이영선 행정관이 관저 드나드는 모습 보면서 든 생각.
뻗치기=16일 KT에서 보낸 요금명세서가 사저로 도착했는데, 수신인 이름에 ‘안봉근’이라고 적혀 있었죠. 이쯤 되면 두 사람도 참 질긴 인연 아닌지. ㅎㅎ
불청=사저 안 분위기는 어떨지도 궁금.
뻗치기=정말 베일에 쌓여 있죠. 경찰이 사저로 들어가는 골목 초입을 지키고 서서 사전에 연락 받은 인사들만 출입시켜요. 사저로 드나드는 차량도 짐을 내릴 땐 사저 입구에 딱 붙여서 세운 다음 짐을 내리고, 드나드는 차량에도 커튼과 가림막을 설치해 누가 타고 있는지도 모를 정도.
구공탄=예전에 사저 다녀온 분들의 전언에 따르면 원래 집이 좀 썰렁하다고. 대통령이 되기 전에는 사저 관리하는 집사와 안살림 담당하는 가정부, 이렇게 두 분만 상주한다는 얘기가 있었고요. 2층 올라가는 계단에 박정희 전 대통령 부부 사진이 붙어 있었다고 하는데 큰 집에 인적도 드물고 고인 사진까지 걸려 있으니 더욱 휑하게 느껴지지 않을지.
불청=사저 정치는 앞으로도 계속 될까.
밤장미=한국당이 다시 살아나려면 삼성동 친박부터 과감히 잘라내야죠. 하지만 인명진 비대위원장도 이들을 함부로 할 수 없는 게 지금 한국당을 떠받치는 10% 남짓한 지지율이 태극기 부대거든요. 징계를 거론하지만 실제 칼을 꺼낼 수 없다는 게 인 위원장의 딜레마인 듯.
구공탄=헌재 결정 승복 없이 버티는 박 전 대통령과 삼성동 친박. 반기문에 이어 황교안의 불출마까지. 위기의 보수, 그 끝은 어디일지.
불청=상훈 박탈 당한 전두환ㆍ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 경호에 들어가는 예산만 한 해 12억원. 박 전 대통령도 파면은 됐지만 경호는 해줘야. 조만간 국회에서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 개정 목소리 나오지 않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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