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흥행돌풍이 거세다. 대표팀의 조기탈락으로 한국에서는 열기가 한풀 꺾였지만, 일본과 미국을 거치며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16일(이하 한국시간) “2017 대회 1라운드에 총 62만 1,851명이 입장했다”고 밝혔다. 2013년 46만 3,017명보다 34% 증가한 역대 최다 관중이다. 일본 도쿄에서 열린 1라운드 B조 6경기에는 대회 사상 최다인 총 20만 6,534명이,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말린스 파크에서 열린 1라운드 C조 경기에는 총 16만 3,878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서울(1라운드 A조 6경기 5만 2,610명)을 제외한 모든 개최국에서 ‘흥행 돌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 ‘WBC가 메이저리그에 가르쳐주는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WBC의 흥행 요인을 분석했다.
일단 매 경기가 숨막히는 접전의 연속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 따르면 15일 기준 26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10경기가 7회 이후에서야 득점이 나왔다. 연장승부도 5경기가 있었고 6경기는 1점차, 3경기는 2점차로 승부가 났다. 이 매체는 “2017 WBC는 모든 부분에서 수준이 올라갔다”고 극찬했다.
선수들의 팬서비스 역시 흥행 요인 중 하나다. 경기를 앞둔 선수들의 ‘미신’같은 의식이 팬들에게는 또 다른 볼거리가 되고 있는 셈이다.
지난 대회 우승국 도미니카 공화국 선수들은 바나나를 행운의 상징으로 내세운다. 선수들이 ‘플라타노 파워’(플라티노는 바나나의 스페인어)를 외치는 동영상을 게재하며 애정을 과시했다. 투수 페르난도 로드니(40ㆍ애리조나)는 대회 기간 중 매일 슈퍼마켓에서 새 바나나를 구입해 야구장에 직접 가져다 놓는다고 ESPN은 보도했다.
2013년 준우승에 머문 푸에르토리코 선수들은 ‘단체 염색’을 선보였다. 외야수 카를로스 벨트란(40ㆍ휴스턴)은 “우승을 목표로 단합을 하기 위해 염색을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벨트란은 머리와 수염까지 황금빛으로 염색하는 솔선수범을 보였다.
선수들의 열정에 보답하듯 관중들의 열기도 뜨겁다. 압권은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2라운드 F조 도미니카 공화국과 푸에르토리코의 맞대결이었다. 2013년 대회 결승전에서 도미니카가 푸에르토리코를 3-0으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할 당시, 푸에르토리코 가정의 4분의 3이 TV로 경기를 시청할 정도로 두 나라의 야구 열기는 뜨겁다.
NYT는 15일 펫코파크에서 열린 두 나라의 경기의 분위기를 전했다. 3루에 있는 도미니카공화국 팬들과 1루에 있는 푸에르토리코 팬들의 응원대결이 치열했다. 이 경기의 총 관중은 1만 6,637명. 팬들은 깃발을 흔들고 노래를 열창하며 경기를 즐겼다. 푸에르토리코 팬들은 특유의 카우벨(금속악기) 소리로 야구장을 뜨겁게 했다고 NYT는 전했다. 경기는 푸에르토리코가 쐐기 홈런을 쏘아 올린 주전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35ㆍ세인트루이스)의 활약으로 도미니카공화국을 3-1로 꺾었다.
오수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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