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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서 오락가락 최순실

입력
2017.03.1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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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주범 최순실 씨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정농단' 주범 최순실 씨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모두 거짓말… 기억 안나” 소란 피우더니

“국가 불행ㆍ대통령 파면 원죄 국민께 사죄”

국정농단의 주범인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가 재판에서 안하무인 태도로 일관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17일 조카 장시호(38)씨 재판에서 최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 질문이 나올 때마다 “정치적으로 몰아가지 말라”고 소리를 지르고, 불리한 증언을 모두 거짓으로 몰아붙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이날 열린 장씨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8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씨는 재판 내내 기세 등등한 태도로 목소리를 높였다. 장씨 측 변호인이 문체부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영재센터) 설립을 지원한 경위를 따지며 대통령과 영재센터 얘기를 나눈 적 없는지 묻자 “증거 없는 얘기는 묻지도 말아라”고 벌컥 화를 냈다. 최씨는 장씨 측이 하는 질문 하나 하나에 격한 감정도 드러냈다. 질문에 답하는 대신 “증거 있는 질문만 해라”, “아까 답했는데 왜 또 묻냐”, “검찰이랑 질문 내용이 비슷한 게 수상하다”, “의혹 제기 그만해라”라며 흥분하자 재판장이 여러 차례 주의를 주는 광경이 연출됐다. 최씨는 이날 자신이 영재센터 설립을 지시했다는 장씨와 김 전 차관, 김동성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의 증언이 모두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불성실한 재판태도를 보인 최씨는 신문 뒤 발언 기회를 얻어 “국가적으로 불행한 사태와 대통령 파면을 초래한 원죄를 국민께 사죄한다”면서 “저한테 제기된 의혹이 너무 많기 때문에 이를 벗기기 위해 재판에 열심히 임하고 있다”고 강변했다.

한편 최씨의 딸 정유라(21)씨는 이날 덴마크 검찰의 결정으로 한국 송환이 이루어지게 됐지만 정씨가 법원에 곧바로 이의 제기 뜻을 밝힘에 따라, 송환 여부와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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