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흡수한 홍준표 5위 도약
안희정 15%ㆍ안철수 11% 얻어
2위권과 큰 격차로 문재인 독주
적합도 평가에선 안희정과 박빙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불출마로 가장 큰 반사이익을 얻은 대선주자는 보수 진영 주자인 홍준표 경남지사였다. 그러나 황 권한대행 지지층의 절반 이상이 안희정 충남지사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등 중도ㆍ진보 주자로 옮겨가거나 무당층으로 이탈한 것으로 나타나 판도 변화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MBN 의뢰로 황 권한대행이 불출마를 선언한 15일 전국 유권자 1,0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에 따르면, 황 권한대행 불출마의 최대 수혜자는 자유한국당 홍 지사로 지지층의 32.4%를 흡수했다. 이에 힘입어 홍 지사 지지율은 리얼미터의 3월 2주차 정례 조사 당시 3.6%에서 7.1%로 껑충 뛰었고 보수 주자 중 선두(5위)로 도약했다.
YTNㆍ서울신문이 의뢰해 엠브레인이 같은 날 1,029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에서도 황 권한대행 출마를 가정한 5개 정당 후보 가상 대결 때 황 권한대행을 지지한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43.5%)가 같은 진영인 홍 지사로 이동했다.
하지만 구 여권에서 떨어져 나간 지지층도 많았다. 리얼미터 조사 결과에 따르면 황 권한대행 지지층 가운데 홍 지사나 바른정당 주자인 남경필 경기지사(8.0%), 유승민 의원(3.7%) 등 범보수 주자를 선택한 응답자 비율은 44.1%에 불과했다. 60% 가까이가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안 지사(14.9%), 이재명 성남시장(3.6%), 문재인 전 대표(1.6%)와 심상정 정의당 대표(1.8%) 등의 진보 진영 주자나 국민의당의 안 전 대표(11.6%),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5.3%) 등으로 흩어졌다.
전문가들은 황 권한대행 지지층 분산을 다소 흥미롭게 바라봤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층이 애초 비박(근혜)이었던 홍 지사에게 고스란히 가진 않았고 온건 보수층도 중도 주자들한테 빼앗겼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당 역시 결국 시대정신에서 크게 벗어날 수는 없는 만큼 강성 친박(근혜) 세력이 머잖아 소멸할 테고 친박 지지층도 지리멸렬하고 말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선주자 중 지지율 선두는 여전히 문 전 대표였다.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전주 기준 2.0%포인트 오른 37.1%를 기록하며 안 지사(16.8%)와 안 전 대표(12.0%), 이 시장(10.3%) 등 2위권을 20%포인트 넘는 격차로 따돌렸다. 그러나 엠브레인 조사 결과를 보면 문 전 대표가 민주당 경선 통과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처지다. 단순 지지도는 문 전 대표가 31.4%로 안 지사(20.2%)를 여유 있게 앞서고 있지만 정당별 후보 적합도의 경우 두 주자 격차가 35.7%(문 전 대표) 대 32.8%(안 지사)로 확 좁혀진다. 최 교수는 “적합도 격차의 축소는 어느 후보가 나와도 정권 교체가 기정 사실이라는 유권자 인식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여론조사 관련 상세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nesd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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