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시의 한 소하천 옆에 농경지 불법 성토작업이 벌어졌으나 인근 읍사무소는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안동시와 불법 성토가 이뤄진 마을 주민 등에 따르면 풍산읍 매곡 1리의 논 4,618㎡의 논에 대해 지주 A(63)씨가 지난해 11월 건축신고와 개발행위, 농지전용 협의를 마치고 최근 공사를 마쳤다.
문제는 A씨가 농사용 성토는 2m까지만 할 수 있는데 2배인 4m나 했고, 인근 하천 제방도 농지로 조성했다는 점이다. 원래 농경지는 도로보다 4m가량 낮았지만 불법 성토로 인해 거의 비슷해졌다. 농경지 일부 부지에만 농가주택을 짓고 나머지 면적에 농작물을 재배하기 위해선 과잉성토라는 지적이다.
성토한 땅에는 요즘 농촌에서 잘 쓰지 않는 인분까지 뿌려 놓는 바람에 주민들이 때아닌 악취에 시달리고 있다.
주민 B(64)씨는 “농사 짓는데 무슨 땅을 저렇게 높이냐”며 “규정을 어겨 도로까지 높인 것을 보면 분명 다른 속셈이 있지 않나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성토 과정에 농경지에 쓸 수 없는 하수슬러지 등이 들어갔다는 말도 있다”며 “안동시가 나서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3㎞ 가량 거리의 풍산읍사무소는 불법성토 사실을 까맣게 모르다 뒤늦게 현장을 확인하고 나섰고, 안동시는 최근 지주에게 원상복구를 명령했다. 또 농지법 및 하천법 위반 사례가 드러나면 경찰에 고발키로 했다.
이에 대해 안동시 관계자는 “민원이 들어온 만큼 빠른 시일 내 원상복구가 될 수 있도록 토지 소유자에게 초과 성토한 농지와 하천제방에 대한 원상복구 이행 행정명령 조치를 통보했다”며 “지정 날짜까지 원상복구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법기관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정식기자 kwonjs57@hankookil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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