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북한대사관은 16일 한미 양국의 대규모 연합훈련과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추진을 맹비난했다. 또 김정남 암살 사건을 정치적 책략이라고 주장했다.
박명호 주중 북한대사관 공사는 이날 베이징(北京) 소재 대사관저에서 미국ㆍ중국ㆍ일본 등의 매체를 상대로 기자회견을 자청해 “한반도 불안을 야기하는 한미 연합훈련을 용납할 수 없다”면서 “미국은 지난 40년간 침략전쟁을 벌여왔고 핵전쟁 연습을 광란으로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은 지난 4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도 한미 연합훈련을 노골적인 핵전쟁 책동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박 공사는 한미 양국의 사드 배치 추진에 대해 “아시아의 전략적 균형을 파괴하는 것으로 우리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에도 위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미 양국이 사드를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 대응책이라고 강조하는 상황에서 중국ㆍ러시아의 주장에 힘을 보탬으로써 북중러 3국 연대를 형성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박 공사는 이어 김정남 암살 사건과 관련,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사건은 명백히 북한의 평판과 북한 체제를 전복하려는 미국과 한국의 정치적 책동”이라며 “이 사건으로 이득을 얻는 유일한 당사자들은 적국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의는 법률적ㆍ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면서 북한산 석탄 수입제한 등 강화된 제재에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예정에 없던 주중 북한대사관의 기자회견에는 100여명의 취재진이 몰렸지만 한국 언론은 출입이 배제됐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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