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네소타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돼, 위기를 맞았던 박병호(31)가 구단의 선택이 틀렸다는 걸 딱 한 달 만에 증명했다.
박병호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 센추리링크 스포츠콤플렉스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 시범경기에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3타수 1안타 1득점을 올렸다. 박병호는 3회말 첫 타석 선두타자로 나가 상대 우완 선발 마이크 리크를 공략해 중전 안타를 쳤다. 지난 4일 필라델피아전부터 6경기 연속 안타이며 시범경기 타율은 종전 4할9리에서 약간 떨어졌지만 여전히 4할(25타수 10안타)이다. 박병호는 후속타 때 시범경기 7번째 득점도 올리는 등 미네소타의 8-0 승리를 도왔다.
박병호의 한 달간 맹활약은 그를 향한 평가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닷컴은 전날 미네소타의 스프링캠프를 중간 점검하는 기사에서 "박병호가 주전 지명타자로 활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매체는 케니스 바르가스가 스프링캠프 시작 때까지만 해도 유력한 주전 지명타자 후보였지만, 박병호는 현재 캠프 최고의 타자로 자리했다"라면서 "빠른 공에 적응해 삼진을 6개로 줄이며 볼넷을 4개나 골라냈다"고 호평했다. 박병호는 지난해 시범경기에서는 삼진 17개를 기록하는 동안 볼넷은 1개에 그쳤고, 정규시즌에서도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강속구에 고전했다. 그러나 올해는 방출 대기 충격에도 불구하고 약점으로 지적됐던 점을 보완하는 데 성공하며 빅리그 재진입을 눈앞에 뒀다. MLB닷컴은 박병호를 주전 지명타자로 예상하면서 바르가스가 마이너리그로 강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바르가스는 시범경기 타율 0.077(13타수 1안타)에 그친 뒤 푸에르토리코 대표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 중이다.
한편 추신수(35ㆍ텍사스)도 시범경기 첫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로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추신수는 이날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클리블랜드전에 2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 3타수 2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추신수의 시범경기 타율은 2할1푼1리(19타수 4안타)가 됐다. 추신수는 0-1로 뒤진 1회말 무사 1루에서 상대 선발 트레버 바우어를 2루수 쪽 내야 안타로 공략했다. 이어 1-7로 뒤진 3회말 1사 1루에서는 좌전 안타를 뽑아냈다. 텍사스는 클리블랜드와 난타전 끝에 12-11로 승리했다.
김현수(29ㆍ볼티모어)는 플로리다주 브래든턴 레콤파크에서 피츠버그와 시범경기에 3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에 성공했다. 김현수는 1회초 상대 선발 제임슨 타이언의 공에 맞아 사구로 출루했다. 지난 7일 디트로이트전부터 7경기 연속 출루다. 김현수의 시범경기 타율은 2할7푼(37타수 10안타)으로 조금 떨어졌고, 볼티모어는 5-6으로 패했다.
황재균(30ㆍ샌프란시스코)은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전에서 4-0으로 앞선 7회초 3루 대수비로 투입, 1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황재균의 타율은 3할3푼3리(27타수 9안타)가 됐고, 경기는 샌프란시스코의 7-4 승리로 끝났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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