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 인플루엔자(독감)에 감염된 성인환자 전체에 드는 연간 사회·경제적 소요비용이 1천37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감에 걸린 성인 1명에 드는 평균 진단ㆍ치료비는 평균 95만원으로 집계됐다.
신종인플루엔자 범부처 사업단(단장 김우주 고려대의대 감염내과 교수)은 2013년 9월부터 2014년 5월까지 국내 20세 이상 성인 138만명을 대상으로 인플루엔자 감시망을 가동하고, 최종 진단과 치료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을 추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이 발행하는 온라인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근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 기존 '건강보험청구 데이터베이스(DB)' 대신 자체 구축한 '병원기반 인플루엔자 임상네트워크'(HIMM)를 활용했다.
분석결과를 보면 조사 기간에 10개 병원에서 총 3,341명(평균나이 47.5세)이 인플루엔자 확진 판정을 받았다. 유형별로는 A형(71.8%)이 B형(27.6%)보다 2.6배 많았다.
감염환자 중 75.5%(2,523명)가 하나 이상의 만성질환을 갖고 있었는데, 고혈압(18.6%), 당뇨병(9.8%), 심혈관질환(7.2%)이 가장 흔했다. 감염 후 가장 많은 합병증은 폐렴(7.8%)이었고, 입원 치료를 받던 중 43명(1.3%)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결과를 국내 전체 성인 인구수에 대입하자 이 기간 성인의 계절 인플루엔자 유병률은 10만명당 242.8명꼴이었다. 인플루엔자로 입원 치료를 받은 성인은 10만명당 57.9명이었으며, 사망자는 10만명당 3.1명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2013∼2014년 사이 약 9개월에 걸친 계절 인플루엔자 유행으로 성인 인구에서만 총 1,375억원의 사회·경제적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중 인플루엔자 환자들이 쓴 의료비가 934억원에 달했는데, 여기에 교통비(37억원)와 간호비(73억원)를 합한 직접비용이 1천44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간접비용으로는 결근비용(53억원)과 조기사망에 따른 수입상실비용(277억원) 등으로 330억여원이 지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인플루엔자 성인환자 1인당 진단부터 치료에 드는 평균 의료비용은 95만4,800원이었다. 이중 외래 환자가 24만2천원, 입원환자가 341만4천400원이 각각 소요됐다.
연구팀은 이번 분석이 성인보다 발병률이 더 높은 아동을 제외했고, 그나마도 실험실에서 인플루엔자로 최종 진단된 경우만 포함해 국민 전체로 보면 질병 부담이 이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률이 높은 점을 고려할 때 인플루엔자 백신 정책이 관련 질병 부담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지 대해 지속적인 평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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