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중총회, 정족수 부족으로 무산… 성파스님 직무대행 가능성 대두
영축총림 통도사의 가장 큰 어른인 방장(원명 스님)의 임기 만료일이 내달 22일로 다가온 가운데 방장후보를 선출하기 위해 15일 열린 통도사 산중총회가 무산돼 통도사 방장 공석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통도사(주지 영배 스님)는 이날 경내 설법전에서 ‘영축총림 통도사 방장 후보자 선출의 건’으로 산중총회를 개최했으나 정족수 부족으로 제 4대 방장후보 선출이 무산됐다.
산중총회법 등은 선거권자의 과반수 이상 참가를 개최 요건으로 정하고 있으나, 선거권자 461명 가운데 과반수인 231명을 훨씬 밑도는 164명만이 참석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앞서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9일 제323차 회의를 열고 통도사 방장 선출을 위한 산중총회 선거인 461명(비구 384명. 비구니 77명)을 확정했었다.
이번 산중총회 무산은 방장선출을 놓고 경봉, 월하, 벽안 등 통도사 각 문중들의 견해가
달라 일찌감치 정족수 부족 등 파행이 예견됐었다. 통도사 총림 내 각 문중과 세력들은 방장 추대방안 등을 놓고 합종연횡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보이지만 시일이 촉박한데다 각 문중들의 견해가 제각각이어서 합의 도출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내달 22일 현 방장 원명 스님의 임기 만료일까지 방장을 선출하지 못할 경우 총림법에 따라 총림 수좌 성파 스님이 직무를 대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총림법 제7조(수좌)는 ‘①수좌는 방장이 위촉한다. ②수좌는 방장을 보좌하고, 회칙(청규)에 의하여 대중을 통어하며, 방장 유고시에는 그 직무를 대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총림법의 ‘유고’를 둘러싼 다양한 법 해석이 가능하지만 방장이 정상적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황을 의미해 임기 내 방장 선출이 이뤄지지 않으면 수좌가 직무를 대행하게 된다는 것이 대체적인 해석이다.
한편 산중총회가 무산된 직후 통도사 최대 문중인 노천문도는 보광선원으로 자리를 옮겨 임기가 끝나는 문도 임원을 교체하는 안건과 함께 차기 방장 추대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유력 문중인 극락문도 역시 회합을 갖고 향후 대처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제4대 영축총림 통도사 방장 후보로는 현 방장 원명 스님, 총림 수좌 성파 스님, 자장암 감원 현문 스님, 전 통도사 주지 원산 스님 등이 거론되고 있다. 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