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에서 열리고 있는 제16회 아시아여자핸드볼 선수권대회에 참가 중인 중국 여자핸드볼 대표팀의 류더둥 감독이 “정치와 스포츠는 별개”라고 잘라 말했다.
15일 베트남을 40-10으로 대파하고 2연승을 거둔 류더둥 감독은 경기 후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았다"며 "아시아연맹이 주관하는 아시아선수권대회고 정부에서도 별도의 지시가 없었다"라고 답했다.
최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한·중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아시아여자핸드볼 선수권이 국내에서 열리고 축구 대표팀은 다음 주 중국 원정 경기를 앞두고 있다. 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와 중국여자프로골프(CLPGA) 투어, 유럽여자프로골프 투어(LET) 등 3개 단체가 공동 주관하는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이 17일부터 사흘간 중국에서 열리는 등 공교롭게도 스포츠 이벤트가 양국에서 연달아 열리게 됐다.
다음 달 국내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ㆍ중 남자클럽 국제배구대회가 중국 정부의 참가 반대로 무산될 위기에 놓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 여자핸드볼 아시아선수권에도 중국이 불참할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중국은 오히려 이 대회 8개 참가국 가운데 가장 먼저 입국할 만큼 적극적이다.
류더둥 감독은 사드 배치로 인한 양국 갈등에 대한 질문에도 "정치와 체육은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이 옳다"며 "이런 스포츠를 통한 교류는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의견을 밝혔다. 또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중국 대표팀을 지도한 경력이 있는 강재원 한국 대표팀 감독이 경기장을 찾아 중국 대표팀 관계자들과 서로 안부를 묻는 등 훈훈한 모습을 연출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과 중국은 같은 A조에 속해 17일 조 1위 자리를 놓고 맞붙는다. 류더둥 감독은 "우리가 한국과 비교하면 여러 면에서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며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체육관을 찾는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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