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납세 자료를 입수했다는 언론의 예고에 소득과 세금 내역을 공개하며 선수를 쳤다.
14일(현지시간)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2005년 총 1억5,000만달러(약 1,715억원)의 소득에 대해 3,800만달러(약 435억원)의 소득세를 납부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납세 내역을 스스로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갑작스러운 발표는 케이블 뉴스채널 MSNBC가 트럼프의 2005년 납세 자료를 입수해 보도할 것이라고 예고한 직후 나온 것으로, 보도가 먼저 나갔을 때 직면할 수 있는 비판을 피하기 위한 꼼수로 보인다.
실제 1억300만달러(1,178억원)의 부채를 신고해 소득세를 탕감받은 부분은 논란이 되고 있다. 합법적 틀 내에서의 절세로 밝혀지더라도 세금 혜택을 누리기 위해 법망을 교묘히 피해온 것이라면 비판을 피해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도 지난해 10월 1995년 트럼프 납세 내역을 폭로했다. NYT는 트럼프가 1995년 9억1,600만달러의 손실을 신고해 18년 간 소득세를 면제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법적으로 부과된 세금 이상을 낼 책임이 전혀 없다”는 말로 방어하며, “대통령이 모든 미국인에게 이익이 되는 조세개혁을 준비하고 있는데 부정직한 언론이 계속해서 소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되려 언론을 공격했다.
트럼프는 최근 수십 년 동안 납세 기록을 공개하지 않은 유일한 대통령 후보였다. 대선 당시 그는 국세청(IRS) 감사가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납세 내역 공개를 꺼렸지만, IRS는 “트럼프가 납세 내역 정보를 공개하는 것을 금지한 적이 없다”고 맞섰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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