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앙정보부(CIA)에 드론으로 공격할 수 있는 권한을 재부여하고, 드론 공습 관련 규정을 대폭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CIA에 ‘의심스러운 무장세력’을 드론으로 공격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CIA는 정보 수집 및 분석뿐 아니라 실질적인 군사 공격도 할 수 있게 됐다.
국방부가 대테러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보다 쉽게 드론으로 공격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도 완화될 전망이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작성한 초안에 따르면 국방부는 백악관 인가를 받지 않고도 독자적으로 공격을 결정할 수 있다. 전쟁 지역 밖에서 드론 공격을 할 때 민간인의 피해가 거의 없다고 판단되는 기준 하에서만 공격을 허가한 기존 조항도 폐기되거나 완화된다. WSJ은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가 폭격 권한을 국방부에 한정하고, 폭격과 관련해 다양한 규제 기준을 도입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설명했다.
인권단체 등은 투명성과 책임성을 감안할 때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결정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오바마 행정부가 대테러전 수행 과정에서 국방부에 드론 공습 독점권을 준 것도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비밀공작의 비중이 큰 CIA는 드론 공습 과정에서 테러 용의자나 민간인 사망자 숫자를 정확하게 보고할 필요가 없지만 국방부는 대부분을 의무적으로 이 숫자를 보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크리스토퍼 앤더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워싱턴지국 부총재는 “CIA는 대외 정보 수집ㆍ분석 기관이지 준군사조직이 돼 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채지선 기자 letm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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