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용준이 누구야?”
울리 슈틸리케(63ㆍ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이 13일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중국(3월 23일ㆍ중국 창샤)-시리아(3월 28일ㆍ서울월드컵경기장)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6ㆍ7차전에 나설 24명의 대표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낯선 이름이 눈에 띄었다.
허용준(24ㆍ전남 드래곤즈)이었다. 지금까지 국가대표는 물론 올림픽대표에도 이름을 올린적이 없는 선수다. 그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U-20 대표팀에서 12경기 3골을 넣으며 유망주로 꼽혔지만 이후 태극마크와 인연이 없었다. 전남 유스 팀인 광양제철고 출신으로 2012년 우선 지명됐지만 대학 무대 경험을 위해 고려대에 진학했다. 고려대의 핵심공격수로 활약하며 2015년 7월 추계 대학축구연맹전에서 팀의 우승에 힘을 보탰다. 고려대 졸업 후 2016년 전남 유니폼을 입고 데뷔 첫 시즌 28경기에 나서 4골 3도움의 빼어난 활약으로 주전을 꿰찼다. 슈틸리케 감독도 작년부터 허용준을 주목했다. 그는 “지난 시즌부터 꾸준히 관심을 가졌고 어제(3월 12일 전남-상주 상무)도 직접 내려가서 봤다. 볼을 가지고 있을 때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고 발탁 배경을 밝혔다. 슈틸리케 감독은 허용준 발탁을 두고 마지막까지 고민하다가 확실한 붙박이 자원 이재성(25ㆍ전북)이 정강이 골절 부상을 당하자 과감하게 포함시킨 것으로 보인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A매치 2연전을 앞두고 신예 공격수를 뽑은 건 일종의 승부수다. 권창훈(23ㆍ디종)과 김보경(28ㆍ전북) 등 이미 검증 받은 이들도 24명 명단 안에 들지 못했다. 이런 논란을 의식한 듯 슈틸리케 감독은 “전에도 이와 비슷한 경우가 있지 않느냐”고 했다. 2015년 1월 호주 아시안 컵을 앞두고 무명 공격수 이정협(26ㆍ부산)을 전격 발탁했을 때를 뜻하는 말이다. 당시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이정협은 대회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신데렐라 스토리를 썼다. 슈틸리케 감독은 “K리그에서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나와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선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대표팀은 늘 뽑히는 선수들만을 위한 자리’라는 인식을 심어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덕여(56) 여자대표팀 감독도 아시안 컵 예선에 출전할 선수 23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아시안 컵 예선은 북한 평양에서 열리며 한국은 4월 5일부터 인도, 북한, 홍콩, 우즈베키스탄과 차례로 맞대결을 벌인다. 이번 대회 1위만 내년 요르단 아시안 컵 본선에 진출할 수 있는데 한국은 홈팀 북한과 조 1위를 다툴 전망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남자대표팀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6ㆍ7차전 선수 명단(24명)
▲GK=권순태(전북) 김승규(빗셀 고베) 김동준(성남)
▲DF=김기희(상하이 선화) 장현수(광저우) 홍정호(장쑤 쑤닝) 곽태휘(서울) 김민혁(사간 도스) 이용최철순김진수(이상 전북) 김민우(수원)
▲MF=정우영(충칭 리판) 고명진(알 라이안) 한국영(알 가라파) 손흥민(토트넘) 기성용(스완지시티) 남태희(레퀴야) 구자철지동원(이상 아우크스부르크) 허용준(전남)
▲FW= 황희찬(잘츠부르크) 이정협(부산) 김신욱(전북)
●여자대표팀 아시안컵 예선 소집 명단(23명)
▲GK=강가애(구미스포츠토토) 김정미(인천현대제철) 민유경(수원시설관리공단)
▲DF=김혜리(인천현대제철) 신담영(수원시설관리공단) 홍혜지(고베 아이낙) 임선주(인천현대제철) 서현숙(이천대교) 이은미(수원시설관리공단) 김도연(인천현대제철)
▲MF=장슬기(인천현대제철) 이민아(인천현대제철) 이소담(구미스포츠토토) 강유미(화천KSPO) 문미라(이천대교) 조소현(인천현대제철) 이영주(인천현대제철) 권은솜(이천대교)
▲FW=이금민(서울시청) 정설빈(인천현대제철) 지소연(첼시 레이디스) 전가을(인천현대제철) 유영아(구미스포츠토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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