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여배우 스칼릿 조핸슨이 정치풍자 코미디 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 트럼프를 완벽히 재현해 화제가 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USA투데이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조핸슨은 전날 오후 방송된 SNL 프로그램 내 코너인 향수 광고 편에서 이방카로 분장하고 나왔다. 이 광고는 SNL에서 제작한 가짜 광고다.
조핸슨은 광고에서 긴 금발 가발을 쓰고 스모키 눈화장에 반짝이는 은빛 드레스를 입고 럭셔리한 파티장에서 뭇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등장한다. 이 광고에서 이방카의 향수 이름은 ‘공모ㆍ연루된’이라는 뜻의 ‘컴플리시트’(Complicit)로 명명됐다. 이어 “그녀는 아름답다. 권력도 갖고 있다. 그녀는 이미 연루돼 있다.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고 있으며, 무엇을 해야 할지도 알고 있다”는 관능적인 목소리 더빙이 흘러나온다. “페미니스트, 챔피언, 여성들의 옹호자…. 하지만 (그녀가) 어떻게?”라는 자막도 나왔다. 이는 이방카의 ‘페미니즘’을 정면으로 겨냥한 풍자다.
실제로 이방카는 지난해 7월 아버지 도널드 트럼프를 대통령 후보로 선출하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한 연설이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당시 그녀는 “미국 여성들이 노동력의 46%를 차지하고, 미국 가정의 40%에서 여성이 돈을 벌어오는 가장”이라며 “성(Gender)은 이제 소득격차의 요인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 아버지가 대통령이 되면 여성이 별로 일하지 않던 시절에 제정된 노동법을 바꾸고 수준 높고 저렴한 육아 제공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방카는 지난달 28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 최고의 사교클럽 파티장에서 백악관 선임고문인 남편 재러드 쿠슈너와 다정히 포즈를 취한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사진을 공개한 시점이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 이민 행정명령이 발동된 때라 “난민들과 미 영주권 소지자들이 미국 공항에서 이유 없이 억류돼 있는데 이런 사진을 올리는 게 제정신이냐”는 항의 글이 폭주한 것이다.
SNL이 이방카로 분장한 조핸슨이 거울 앞에서 립스틱을 바를 때 거울에 도널드 트럼프로 분장한 알렉 볼드윈이 립스틱을 바르는 장면을 삽입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인 편집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광고는 트럼프 대통령의 음담패설과 반 이민 행정명령 등을 암시하며 “’컴플리시트’는 모든 것을 멈추게 할 수 있는 여자를 위한 향수. 하지만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재러드를 위한 향수도 구입 가능”이라는 자막으로 끝난다.
한편 이방카로 분장한 조핸슨은 할리우드 영화계에서 대표적인 반 트럼프 배우 중 한 명이다. 그녀는 지난 1월 워싱턴DC에서 열린 반 트럼프 시위인 ‘여성들의 행진’(The Women's March)에도 참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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