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10일 탄핵 결정 직후 청와대에서 봉황기가 사라지고 군부대에 걸린 대통령 사진도 모두 내려졌지만 청와대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은 여전히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는 헌재의 대통령 파면 선고가 내려진 10일 오후 본관에 게양된 봉황기를 철거했다. 봉황은 대통령의 상징으로, 봉황기가 없다는 건 더 이상 현직 대통령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청와대 본관의 깃대에는 태극기만 걸려있고 봉황기를 내건 자리는 비어있다. 비슷한 시각 국방부도 육해공군 각 부대에 지시해 지휘관 집무실과 대회의실에 걸린 대통령 사진을 모두 폐기했다.
하지만 청와대 공식 홈페이지에서 대통령은 12일 현재까지도 박근혜로 명시돼 있다. 메인 화면에는 지난해 12월 9일 국회의 탄핵 소추안 가결 이후 박 전 대통령이 황교안 총리와 국무위원 전원을 소집해 긴급 간담회를 갖는 장면의 사진이 게재돼 있고 특검 수사 이후 청와대가 반박자료로 띄운 ‘오보 괴담 바로잡기-이것이 팩트입니다’ 코너도 버젓이 살아있다. 특히 대통령 코너에는 ‘제18대 대통령 박근혜입니다’라는 글과 함께 인사말과 각종 사진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마치 시간이 멈춰버린 듯하다. 청와대는 조만간 인터넷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개편작업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