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2011년 개발에 착수한 웹 브라우저(정보검색 응용프로그램) ‘웨일’(WHALEㆍ고래)이 이번 주 일반에 공개된다. 구글 ‘크롬’의 독주 체제에 도전장을 던진 웨일의 연착륙 여부는 글로벌 정보기술(IT) 시장에서 네이버의 위상까지 좌우할 전망이다.
12일 네이버에 따르면 PC용 웨일은 올해 1월 말부터 진행한 2차 ‘비공개 베타테스트’(CBT)를 끝내고 이번 주 ‘공개 베타테스트’(OBT)에 돌입한다. 개발에 착수한 지 6년 만이다. 웨일은 크롬과 마찬가지로 구글의 오픈소스 ‘크로미움’이 기반이다. 네이버는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자체 개발 대신 메모리를 적게 차지하는데다 호환성이 좋은 크로미움을 선택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응용했고 하나의 창(TAB)에서 모든 작업을 할 수 있는 ‘옴니태스킹’을 구현했다. 특정 단어를 선택하면 검색 결과가 팝업으로 뜨는 ‘퀵서치’와 이미지 형태 텍스트 번역 기능 등도 추가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IE)’가 시장을 독식한 2000년대 국내 벤처기업들이 오픈소스를 활용한 웹 브라우저를 잇따라 내놓았지만 기술 격차를 극복하지 못했다. 반면 네이버는 외국어 번역 응용 소프트웨어(앱) 파파고, 검색 엔진 슬링(sling) 등 다양한 원천기술을 웨일에 결합했고 자체 보안 시스템도 구축했다. 2015년 12월 시작한 1차 CBT를 포함해 최근까지 약 3만명의 사전 이용자를 통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보완하며 완성도를 높였다. 네이버는 모바일 기기용 웨일도 내놓을 계획이다.
웨일이 성공하면 네이버는 검색 엔진으로 출발해 웹 브라우저로 외연을 넓히게 된다. 구글을 비롯해 중국 바이두, 러시아 얀덱스 등도 자체 웹 브라우저를 통해 성장에 가속도를 붙였다. 애플도 ‘사파리’로 독자적인 검색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터넷의 시작’인 웹 브라우저는 자체 수익을 내지는 않지만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놀이터’ 역할을 한다. 검색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유튜브 등 각양각색 기능이 통합된 크롬이 대표적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웹 브라우저는 수익을 낼 수 있는 다른 서비스로 연결하는 중간 과정”이라며 “네이버도 한 단계 도약을 위해 웹 브라우저 장착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현재 웹 브라우저 시장은 ‘크롬 천하’다. 크롬의 PC용 웹브라우저 세계 시장 점유율은 지난달 기준 62.95%이다. 모바일용 점유율도 전체 시장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다. 네이버 관계자는 “웨일은 글로벌 시장에 초점을 맞췄다”며 “기존에 없던 새로운 가치를 이용자에게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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