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망원동일대에는 최근 ‘망리단길(망원동 + 경리단길)’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작고 개성 있는 상점들이 많아 젊은층의 호응을 받는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처럼 독특한 상점들이 늘어나고 젊은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낡은 주택가 골목에 사람이 모이고 상권이 살아나니 잘된 일이지만, 빛이 밝아진 만큼 그림자도 진해졌다. 사람들이 세련된 카페와 맛집을 찾아 헤메는 사이, 높아진 임대료와 권리금 때문에 영업을 그만두는 동네 토박이들도 늘어났다. 임대료가 오르면서 원주민이 내몰리는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40년 동안 동네 터줏대감으로 망원동을 지킨 ‘행운의 스튜디오’도 그 중 하나다. 같은 자리에서만 20년, 망원동에서만 40년 넘게 사진관을 운영했지만 높아진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워 이달 말 폐업을 앞두고 있다. 30일이면 정든 망원동을 떠나는 사진사 김선수(68)씨를 지난 9일 만났다. 김씨는 "권리금이 비싸 이전은 꿈도 못 꾸고 폐업을 결정했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박고은PD rhdms@hankookilbo.com
위준영 인턴PD
강희경 기자 kst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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