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 후 첫 주말, 20차 촛불
퇴진행동 주말 집회 사실상 마지막
보수단체 “탄핵 무효” 대한문서 집회
박근령씨 참석 눈길 “탄핵 참담”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을 결정한 지 하루가 지난 11일, 주말을 맞아 서울 도심 광장에는 승리를 자축하는 ‘촛불 시민’들과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극기 시민’들의 집회가 2시간 시차를 두고 열린다. 특히 전날 폭력사태가 발생한 보수단체들의 집회에서 사망자 3명이 나온 상황에서, 경찰은 양 측 충돌과 과격 시위 방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광화문 광장에서는 승리를 자축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질 예정이다.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4시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과 함께한 모든 날이 좋았다’라는 제목으로 제20차 범국민행동의 날 행사를 개최한다. 이날 본무대에서는 ‘다시 듣는 시민발언’이나 ‘촛불권리선언’ 등이 발표되며, 촛불의 승리를 기념하는 폭죽놀이도 진행된다. 집회 후에는 종로를 통해 흥인지문과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을지로를 거쳐 다시 광화문 광장으로 돌아오는 ‘촛불 승리 축하 퍼레이드’ 도심 행진도 예정돼 있다.
설 연휴를 제외하고 매주 주말 열리던 광화문 촛불집회는 이날을 마지막으로 당분간 막을 내린다. 퇴진행동 측은 다만 “이번이 완전한 마지막은 아니다”라며 “대선 기간에 2~3차례 대규모 촛불집회를 열어 박 전 대통령 구속과 공범자 처벌 등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보다 앞선 오후 2시부터는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탄핵 반대하는 보수단체 집회가 진행 중이다. 탄핵 무효를 촉구하는 분위기는 점점 격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집회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이었던 서석구 김평우 변호사와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 등이 참가했다. 탄기국은 ‘탄핵무효 국민총궐기 운동본부’로 명칭을 바꾸고 탄핵 무효를 주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참가자들은 전날 헌재 결정이 ‘법치주의 사망 선고’라고 주장하는 뜻으로 ‘근조(謹弔)’라고 쓰인 검은 리본을 달았다.
파면 결정 당일이었던 전날 탄핵 반대 집회에서 사망자 3명이 나오는 등 집회가 과열 양상을 보인 점을 들어 이날 집회에 대한 과격 시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날 집회 현장에서는 시위 참가자들이 경찰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총 6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불법행위를 한 7명이 검거됐다. 이날도 탄핵 무효를 주장하는 일부 참가자 일부가 경찰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파출소에 휘발유를 뿌리는 등 소란을 벌여 4명이 검거됐다. 일부 참가자들은 휘발유 통을 들고 광화문 광장 쪽으로 가려다 탄기국 주최측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주최 측은 “국민저항권에서 정당한 폭력은 용인돼야 한다”며 “스스로 자중자애해 무저항 비폭력 투쟁으로 회귀한다”고 밝혔다. 이어 “어제 희생은 국민의 정당한 헌재 방문을 막은 경찰 측에 1차 책임이 있다”며 “앞으로 정당한 권리 행사를 방해하는 누구에게나 처절히 저항해 피의 대가를 강력하게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동생 박근령(63)씨도 참석, 눈길을 끌었다. 박씨는 한 외신기자의 질문에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히며 “야당과 결탁된 친북세력에 의해 탄핵이 인용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우리 형님께서 순국의 피를 흘리셨다”며 “아직 통화를 못했지만 끝나고 찾아 뵙기로 했다”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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