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관계자 “사저로 언제 돌아갈지 결정 안돼”
헌법재판소로부터 파면 결정을 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틀이 지나도록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자연인 신분으로 청와대 관저에 머물고 있다. 12일이나 13일쯤 서울 삼성동 사저로 돌아갈 것이라는 말도 들리지만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 칩거가 길어지면서 갖은 설들이 난무하다.
박 전 대통령은 헌재 선고 이틀 째인 11일에도 청와대에 머물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10일 헌재 결정이 나온 뒤 관저를 방문한 참모들에게 “드릴 말씀이 없다”는 입장만 밝혔다. 청와대 참모진들이 탄핵 인용, 기각 결정에 따른 대응 방안도 마련해뒀지만 박 전 대통령이 받은 충격으로 인해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11일 “입장발표는 예정되지 않았고, 사저로 언제 돌아갈지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통령 파면이라는 초유의 사태와 대통령의 침묵이 맞물리면서 정국의 혼란은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오후 2시부터 서울 광화문 사거리를 사이에 두고 대규모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가 열릴 예정이라 충돌 가능성도 없지 않다.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은 법치주의가 죽었다며 11일 탄핵기각을위한국민총궐기운동본부가 주도하는 집회에 참가의사를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 정비가 마무리되는 대로 청와대 관저에서 사저로 이동할 예정이다. 이동 시에는 청와대 경호실과 경찰의 협조를 받게 된다. 박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법에 따라 연금, 사무실 제공, 무상 병원 치료 등 모든 예우를 박탈당하지만 예외적으로 경호⋅경비는 신변안전을 우려해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동 사저는 보일러 공사 등 개보수 작업이 필요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10일에는 청와대 직원들이 박 전 대통령의 짐을 옮기는 모습이 포착됐다. 일각에서는 삼성동 사저 준비 상황 등을 고려할 때 12~13일께 박 전 대통령이 삼성동 사저로 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청와대 참모들은 주말인 이날도 모두 출근, 한광옥 비서실장 주재로 회의를 하는 등 비상근무를 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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