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들, 탄핵 결정 ‘당연한 결과’ 환영
시민사회단체, “탄핵은 시작에 불과”
정치권, “정의로운 대한민국 건설해야”
“위대한 국민과 촛불의 승리다.”
제주도민들과 지역정치권은 10일 헌법재판소 재판관 8명 만장일치로 박근혜 대통령을 파면하자 “당연한 결과다. 자격이 없는 대통령은 내려와야 한다”며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첫 대통령 탄핵이 결정된 10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대합실에서 TV를 지켜보던 제주도민들과 관광객들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인용’이라는 자막이 뜨자 환호성을 터뜨렸다.
도민들은 “위대한 국민과 촛불의 승리”라며 “겨울철 찬바람 속에서 촛불을 들고 나온 국민들의 뜻이 통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격이 없는 지도자를 뽑으면 나라가 얼마나 힘들 수 있을 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앞으로 이런 잘못된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제주지역 10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박근혜 정권 퇴진 제주행동도 이날 성명을 통해 “대통령 탄핵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박근혜 본인을 비롯해 우병우 등 핵심 공범자의 구속수사와 처벌을 시작으로 박근혜 일당에게 뇌물을 바치며 자신들의 사익을 추구해 온 재벌의 처벌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검찰은 민의만 바라보고, 국민의 명령에 따라 분명하고, 엄정한 수사를 벌여야 한다. 법원도 재발 방지를 위해 일벌백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주행동은 “이번 탄핵 결정은 촛불혁명의 승리이자, 국민의 승리다. 촛불을 들고 민주주의 회복과 정의가 살아 숨쉬고, 평등한 세상을 열기 위해 노력한 국민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원희룡 제주지사와 지역 정치권도 탄핵 결정에 대해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원 지사는 이날 “국민주권의 실현이라는 역사적 판결로 기록될 것”이라며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헌법적 가치를 소중하게 지키고 재확인 해줬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의 헌법재판소 결정을 존중하고, 이제 갈라졌던 국민의 마음과 뜻을 모아 새로운 대한민국, 새로운 정치질서를 만들어가야 한다”며 “또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가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도록 개헌논의도 본격적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출신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강창일·오영훈·위성곤 의원도 “이번 탄핵 결정은 위대한 국민과 촛불의 승리”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강창일 의원은 “대한민국 헌법재판소가 국민의 뜻을 받들어 법과 상식에 따라 공정한 결론을 내려줬다”며 “사필귀정의 결과”라고 입장을 밝혔다.
오영훈 의원도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실체가 특검을 통해 분명하게 밝혀진 만큼 헌법을 유린하고, 국정을 농단한 부분이 확인됐다”며 “이제는 조속한 국정운영의 안정과 조기대선을 통해 헌법적 질서를 회복하는 게 우선적으로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위성곤 의원은 “헌법재판소의 오늘 탄핵심판 판결은 대한민국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명확히 판단한 것”이라며 “통합의 관점에서 ‘촛불’과 ‘태극기’ 민심을 감싸 안고 다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제주도당도 이날 논평을 통해 “탄핵결정은 위대한 국민의 승리이며, 대한민국의 정의와 민주주의가 아직 살았음을 확인한 결과”라며 “적폐를 청산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도 입장을 내고 “이번 탄핵 심판 결정은 천심을 보여줬다. 국민의 진심을 품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비췄다”며 “촛불이 써내려간 역사의 순간, 순간을 교육과정에 담겠다”고 밝혔다.
한편 박근혜 정권 퇴진 제주행동은 탄핵 인용에 맞춰 이날 오후 7시 제주시청 민원실 앞에서 ‘모이자! 탄핵을 외쳐라! 촛불승리 집회’를 주제로 긴급촛불집회를 개최한다. 제주지역에서는 지난해 10월 29일 제1차 촛불집회를 시작으로 매주말마다 제주시청 앞에서 촛불집회가 열렸고, 19차 집회까지 누적 참가인원은 주최측 추산 5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제주=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