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승환/사진=연합뉴스
[고척돔=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마운드에 섰을 때 상대에 '무섭게' 느껴지는 투수가 없잖아. 그게 제일 걱정이야."
김인식(70)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은 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대만과 WBC 1라운드 3차전 경기를 앞두고 '투수'에 대한 걱정을 드러냈다. 이미 이날 경기 전 1라운드 탈락이 확정된 대표팀 만의 문제가 아닌 '한국 야구'에 대한 고민이었다. 김 감독은 "2006년 류현진, 2007년 김광현 이후 투수가 안 나온다. 그런 대로 던지는 투수들은 있어도 등판만 해도 상대에게 두려운 투수가 없다"며 "야구는 투수가 세야 한다. 그런데 그게 잘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감독의 지적은 한국 야구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낸다. 9일 대만전 역시 그랬다. 이날 대표팀 투수들은 상대 타선을 압도하지 못하고, 고전에 고전을 거듭했다. 선발 양현종(KIA)이 3이닝 5피안타 6탈삼진 3실점에 그쳤고, 심창민(삼성)은 1이닝 2피안타(1피홈런) 2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차우찬(LG)은 2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2탈삼진 2실점에 그쳤다. 네 번째로 등판한 장시환(kt)는 1이닝 동안 2피안타 1탈삼진 1실점하며 8-8 동점을 허용하기도 했다.
양현종과 차우찬은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꼽히는 투수들이다. 심창민과 장시환도 오랜 기간 유망주로 기대를 받아왔다. 하지만 이날 계속해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한국 마운드의 아픈 현실을 오롯이 보여줬다.
이날 마운드에 오른 한국 투수 중 팬들의 '탄식'을 불러일으키지 않은 투수는 오승환(세인트루이스)가 유일했다. 오승환은 8-8로 맞선 9회 무사 2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실점없이 이닝을 마무리 지었고, 10회에도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냈다. 팬들은 열렬한 환호로 '속시원한' 투구를 펼친 오승환을 응원했다. 오승환이 버틴 덕분에 대표팀도 연장 승부 끝에 11-8로 힘겨운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특급 투수'가 왜 필요한 지를 보여주는 묵직한 존재감이었다.
고척돔=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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