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길 “추가 행동에 나설 비문 세력 꽤 있다” 주장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8ㆍ27 전당대회에서 추미애 지도체제가 탄생하며 당이 옛날 모습으로 다시 돌아갔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친문 패권주의가 탈당을 결행한 결정적 계기라는 얘기다. 김 전 대표는 “민주당은 생리적 구조가 그렇게 돼 있다”며 “체질은 변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김 전 대표는 9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지난 총선 때 국민들을 향해 ‘우리에게 표를 주면 제도적으로 할 수 있는 충분히 노력을 하겠다’고 약속을 하지 않았느냐”며 “(그러나) 바로 진척 되지 않았고 (새로 들어선 당 지도부는) 추진하려는 노력도 보이지 않아, 나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럽고, 스스로 무기력을 느꼈다. 더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탈당 이유를 설명했다.
김 전 대표는 민주당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배경으로 ‘친문 패권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해서라고 주장했다. 김 전 대표는 “(내가 당에 왔던) 작년 1월 15일 이전 민주당이 혼란을 겪었던 이유는 특정 세력이 당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고, 거기에 저항하는 세력들이 떨어져 나가고 그랬던 것 아니냐”며 “그걸 탈피시키기 위해서 노력을 했는데 도대체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상황이 되더라”고 말했다.
본인이 강조해온 경제민주화 관련 상법 개정안이 2월 국회에서 처리가 무산되고, 개헌 논의가 탄력을 받지 못한 책임이 ‘친문패권주의’ 탓이라는 설명이다.
탄핵과 관련해선 “박근혜 정부가 기력을 상실했는데 정권은 이미 교체된 것 아닌가. 탄핵이 이뤄지면 정권교체는 끝난 상황이라고 본다”며 “조기 대선 하면 지금 상황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선거구도가 짜이지 않겠나 본다”고 했다.
김 전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최명길 의원도 라디오에 나와 “(김 전 대표가) 작년 1월에 허겁지겁 달려와서 당을 살려달라고 얘기를 할 땐 언제고, 총선 이후에 너무 달라지고, 개헌하자고 얘기하면 (친문 지지자들이) 문자로 폭탄을 보내고 욕을 하고 그러니까 감정적으로는 더 있기 어려웠을 것이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추가적인 의원들의 탈당 움직임에 대해서 “민주당 당내 민주주의가 과연 살아 있는 것인지 구성원들이 돌아보게 될 거라고 본다”며 “그 결과 추가 행동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문으로 분류할 사람은 꽤 된다. 단지 당을 박차고 나가서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하느냐 고민하는 분들이 있고,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을 뿐 (탈당을 고민하는) 그런 분들의 수는 꽤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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