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등 기업 수사는 특수1부
우병우는 첨단범죄수사 2부에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국정농단 수사를 이어받은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ㆍ이하 특수본)의 진용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8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특수본 산하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 한웅재)가 대통령 수사를 전담하게 된다. 형사8부는 검찰이 기소한 최순실 사건 공소유지만 담당해왔지만, 이를 위해 수사팀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 대신 삼성을 비롯한 롯데, SK, CJ, 부영 등 기업 뇌물수사는 특수1부(부장 이원석)에 몰아줬다. 구속영장이 기각된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 수사는 첨단범죄수사2부(부장 이근수)가 투입될 예정이다.
당초 검찰은 뇌물수사 대상으로 거론된 주요기업 중 롯데, SK는 특검에 사건을 이첩하기 전 담당했던 형사8부에, 삼성그룹은 사건 비중을 감안해 특수1부에 맡길 방침이었다. 또 대통령 수사의 경우 특수1부와 형사8부를 동시에 투입한다는 복안이었다.
그런데 방향을 전환한 것은 14개 범죄혐의를 받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면조사 중요성이 크고, 미르ㆍK스포츠재단 출연이라는 비슷한 범죄사실로 엮여 있는 기업 수사의 상호 연관성을 고려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특수1부에서 기업 관련 수사를 하다 대통령 혐의와 관련한 내용이 나오는 것은 모두 형사8부로 넘기는 것으로 조정된다. 특검 전 검찰이 기소한 최순실 사건 공소유지도 형사8부가 담당하게 된다. 때문에 형사8부는 사실상 특수본 수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국민적 지지를 받은 특검의 역할을 특수본으로 이어받아 검찰 위상을 재정립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특검 수사에서 우 전 수석과 김 총장 등 검찰 고위직들이 수시로 통화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검찰로 넘어온 국정농단 수사에 박차를 가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대선 직전 대통령 수사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의심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는 만큼 롯데, SK 등 기업에 대한 수사가 대통령 본격 수사에 앞서 대대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