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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새 8000만원 폭락” 심상찮은 세종시 전셋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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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새 8000만원 폭락” 심상찮은 세종시 전셋값

입력
2017.03.0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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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물량 폭탄에 반토막 난 곳도

매매가도 16개월 만에 상승 멈춰

“올해 부동산시장 예고탄” 주목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4월 입주를 앞둔 메이저시티 아파트 전용면적 59㎡ 전세가 1억1,000만원에 나왔어요. 2억원도 넘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엄청 떨어졌죠.”(세종시 A부동산중개업소 대표)

“전세 물량이 많아 원하는 곳을 골라 계약할 수 있을 정도예요. 그럼에도 더 떨어질 것이란 예상에 거래 자체가 없습니다.”(세종시 B복덕방 사장)

대규모 입주물량 부담에 세종시 아파트 전셋값이 폭락하고 있다. 그 동안 불패 신화를 이어온 세종시 아파트의 분위기 반전은 올해 부동산 시장의 예고탄이라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6월 2억4,000만원이었던 세종시 아름동 범지기마을 3단지(중흥에듀하이) 85㎡의 전세 가격이 지난달엔 1억5,000만원까지 급락했다. 한국감정원 자료에서도 지난달 세종시 아파트의 전세 가격은 지난해 연말보다 평균 0.24% 떨어졌다. 전국 17개 시ㆍ도 중 경북(-0.29%)과 충남(-0.28%)에 이어 세 번째로 큰 하락 폭이다. 세종시의 주간 전세가격 상승률은 지난 1월 9일 이후 7주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다.

지난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전세가격 상승률(5.51%)을 기록한 세종시의 하락 반전은 대규모 입주물량 때문이다. 당장 올해에만 1만6,095가구가 입주한다. 이는 지난해 입주물량(8,381가구)의 2배 수준이다. 세종시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 매물이 워낙 많으니 임차인이 깎아달라면 무조건 들어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오는 5월 입주하는 금성백조예미지 아파트 59㎡ 전세도 당초 1억8,000억원에서 최근엔 1억3,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국토연구원을 끝으로 2012년부터 시작된 정부기관의 이전이 마무리되면서 공무원들의 실수요가 감소한 것도 전세가격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달 세종시 아파트의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61.4%)도 전국 평균(74.6%)을 크게 밑돌았다.

전세물량 폭탄에 매매가격마저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세종시의 주택 매매가격은 보합을 기록하며 16개월 만에 상승세를 멈췄다. 아파트 매매거래량도 지난해 10월 513건에서 지난 1월에는 282건까지 감소했다.

대규모 입주물량이 불러온 세종시의 부동산 경기 둔화는 향후 부동산 시장 전망을 가늠해 볼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말까지 전국의 입주물량은 37만 가구에 이른다. 지난해(29만2,300가구)보다 26% 많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42만 가구가 입주한다. 2000년 이후 입주물량 최고치(2005년 35만 가구)를 연달아 경신하는 것이어서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미국 금리인상과 대규모 구조조정 등도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경기불황에다 대규모 입주물량이 겹친 탓에 금융위기 당시와 같은 대량 미입주ㆍ미분양 사태가 재발할 수도 있다”며 “건설사가 직격탄을 맞고 건설경기가 위축되면서 경기 침체가 가속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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