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주자들이 8일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 정책을 경쟁적으로 쏟아내며 ‘여심(女心)잡기’ 총력전을 펼쳤다.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선언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단계적으로 남녀 동수 내각을 구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전 대표는 “과거 참여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많은 여성 장차관을 배출했는데 한층 더 높여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견에는 1986년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의 피해자였던 여성학자 권인숙 명지대 교수도 영입인사 자격으로 함께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사 건물 전체를 돌며 여성 당직자들에게 장미꽃 한 송이씩을 선물하기도 했다.
장미 선물은 20세기 초 미국 로렌스 섬유공장 여성 노동자들이 “우리는 빵(생존권)을 원한다. 또한 장미(참정권 및 인권)도”라는 구호를 외친 데서 착안했다.
문 전 대표는 여성, 특히 가정주부에서 비호감도가 60%에 달하는 여론조사가 나올 만큼 여성 표심에 취약한 편이다. 이에 문 전 대표는 서울시청에서 열린 한국여성대회에 참석해 50대 중년여성들의 일자리 창출 공약도 따로 언급하는 등 각별히 신경을 썼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한국여성대회에서 “여성 장관 비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30%로 시작해 50%까지 늘려가겠다”며 성 평등 내각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이와 함께 여성가족부를 ‘성평등인권부’로 개편, 노동자에게 가족돌봄휴직 보장, 보육교사 등 돌봄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위한 돌봄사회 기본법 제정도 약속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나머지 주자들과 달리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혀 여성단체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1박 2일 호남 방문에 나선 안희정 충남지사는 공공부문 임원 비중을 30%로 확대하고, 돌봄 영역에서 공공성을 강화하는 등 양성평등 3대 프로젝트 공약을 별도로 발표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여성 공천 30% 권고 규정을 의무화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육아휴직 3년법’을 1호 공약으로 치고 나온 바른정당 대선주자 유승민 의원은 이날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공영홈쇼핑 콜센터를 방문해 여성 상담원들과 함께 도시락 점심을 먹으며 감정노동자들의 고충을 청취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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