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춘천시가 의암호 인근에 추진한 ‘헬로키티 아일랜드’ 사업이 백지화됐다. 급물살을 타는 듯 하던 삼악산 케이블카 사업에도 제동이 걸리는 등 시가 구상 중인 의암호 관광벨트 구축에 차질이 빚어지는 모양새다.
춘천시는 “헬로키티 아일랜드 사업자가 연계 관광지인 중도 레고랜드 코리아 조성이 불투명 한 점을 들어 사업 철회를 구두로 전달해왔다”고 8일 밝혔다. 헬로키티 아일랜드는 일본 산리오가 보유한 캐릭터를 주제로 한 테마파크다. 앞서 춘천시는 2015년 11월 시행사와 투자협약을 맺고 삼천동 옛 사이클 경기장에 테마파크 유치를 추진했다. 그러나 당초 계획보다 착공이 8개월 가량 늦어지다 100억 규모의 부지계약을 앞두고 백지화 수순을 밟게 됐다.
헬로키티 아일랜드 사업이 좌초되면서 서면 애니메이션 박물관과 토이로봇관, 어린이 글램핑장 등 의암호를 잇는 키즈(Kids) 관광벨트 축이 흔들릴 위기다.
춘천시는 투자 의향이 있는 새로운 사업자가 나타나면 협의를 갖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레고랜드 조성 사업에 속도가 붙지 않을 경우 새 사업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의암호를 가로 지르는 국내 최장(3.6㎞) 삼악산 로프웨이(케이블카)도 추진과정에서 변수가 불거졌다. 민간사업자가 최근 케이블카 영업이익의 10%를 납부키로 했던 발전기금 협약 변경을 요청해 왔으나, 춘천시가 이를 수용하지 않아 계약이 해지된 것.
앞서 시는 1월 31일 민간사업자가 사업비 550억원을 투자하고 준공과 동시에 시에 시설과 용지를 기부채납, 최장 20년간 운영권을 갖도록 협약을 맺었다.
시는 앞으로 투자 의향이 있는 업체로 민자사업자를 재선정할 계획을 밝혔다. 실시설계 및 환경영향평가, 궤도사업 승인 등을 다시 추진해 내년 5월 예정대로 착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춘천시 관계자는 “현재 국내 2, 3개 업체가 삼악산 케이블카 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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