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폐광지 경제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대체산업 육성이 갈수록 꼬이고 있다. 정선 강원랜드를 제외하면 대체산업이 자리를 잡은 곳이 없어 폐광지역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7일 태백시와 ㈔태백시 지역현안대책위에 따르면 최근 강원랜드 투자심의위원회가 폐광 대체산업으로 요구한 자동차 부품 재제조 사업에 대해 투자 부적격 판단을 내렸다.
자동차 부품 재제조 사업은 엔진 등 부품의 성능을 최신 사양에 맞춰 업그레이드 해 제조업체에 납품하는 업종이다. 현재 청산절차를 밟고 있는 하이원 엔터테인먼트(ENT)를 대신할 대체산업이다.
태백시 지역현안대책위는 “자동차 재제조사업은 국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자동차 부품연구원에서 사업성이 충분하다는 보고서를 제출하는 등 경제성이 입증됐다”며 “대체사업 추진이 지지부진 해 경기침체가 가속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이달 중 구체적인 사업추진 계획을 밝힐 것을 강원랜드에 촉구했다.
강원랜드는 “지난해 11월부터 세 차례 투자심의위원회를 거친 결과 최종 부적격 통보를 받았으나, 강원랜드 설립 취지 및 지역요구 등을 고려해 재심의를 요청했다”며 “재심의 결과가 나오면 태백지역 사회와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태백뿐 아니라 영월과 삼척 도계지역 사정도 마찬가지다.
영월읍 삼옥리에 위치한 동강시스타 리조트는 자금난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다 1월 기업 회생안을 법원에 제출했다. 법원이 지난달 3일 동강시스타 기업회생안 개시를 결정해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갔다. 이 리조트는 1,500여억원을 투자해 2011년부터 콘도와 골프장 운영에 들어갔으나 400억 가량의 부채에 허덕였다.
470억여원이 투입된 영월 상동테마파크는 준공을 코앞에 두고 2014년 공사가 중단, 3년째 방치되고 있다. 삼척 하이원추추파크도 매년 적자가 불어나고 있다. 지자체 등이 세밀한 투자분석 없이 일률적으로 관광사업에 중복 투자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김기철 폐광지역 개발촉진지원특별위원장은 “폐광기금을 리조트 등 대형사업에만 집중시켰으나 강원랜드를 제외하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지역문화를 반영해 주민소득 증대로 이어질 수 있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