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SK브로드밴드가 2021년까지 5년 간 총 5조원을 미디어 기술과 기반 시설, 콘텐츠에 쏟아 붓는다. 목표는 유ㆍ무선 가입자 2,700만명을 아우르는 ‘1등 미디어 플랫폼 기업’이다.
SK텔레콤의 미디어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 이형희(사진) 사장은 7일 서울 퇴계로 본사에서 취임 첫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청사진을 밝혔다. 이 사장은 “이제 인터넷(IP)TV 가입자를 늘리는 방식의 양적 성장은 어려운 만큼 질적 성장을 해야 한다”며 “매년 약 1조원씩 5년 간 총 5조원을 투입해 서비스의 질을 끌어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현재 IPTV ‘B tv’(약 400만)와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옥수수’(1,000만)를 합쳐 약 1,400만명인 유ㆍ무선 가입자 규모를 2021년까지 2,700만명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매출(2016년 2조9,430억원)도 매년 10%씩 늘어 2021년이면 4조5,000억원도 가능하다고 SK브로드밴드 측은 보고 있다.
총 5조원의 투자금은 먼저 네트워크 등 기반 시설을 고도화하는 데 투입된다. 네트워크에서 수용 가능한 트래픽 용량을 2020년까지 현재 대비 2배 이상 늘려 지역 간, 소비자 간 서비스 품질에 차이가 생기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또 밝은 곳은 더 밝게, 어두운 곳은 더 어둡게 보여주는 HDR 기술 등을 활용해 IPTV와 옥수수의 영상 화질도 개선한다. 아울러 SK브로드밴드는 IPTV와 SK텔레콤의 음성인식 인공지능(AI) 기기 ‘누구’의 연동 수준을 끌어올리고 이를 중심으로 한 가정용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도 확대할 예정이다.
플랫폼으로 실어 나를 자체 콘텐츠도 확충한다. 지난해에는 ‘1%의 어떤 것’ 등 옥수수용 웹드라마 2편에 20억 정도를 투자했는데, 올해는 드라마를 6편, 제작비도 5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자체 제작 영상을 포함한 한류 콘텐츠를 앞세워 향후 옥수수의 해외 진출도 추진하겠다는 게 이 사장의 포부다.
지난해 케이블TV 1위 업체 CJ헬로비전과의 합병이 좌초된 SK브로드밴드는 당분간 인수합병(M&A)에는 나서지 않을 계획이다. 그 대신 지역 케이블TV 업체들과 미디어 광고 및 분석 기술을 공유하는 방식 등으로 외부 협업을 강화한다. 이 사장은 “개방과 협력을 통해 미디어 산업 내 모든 업체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새 판을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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