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수익 도달 못하면 수수료 절반
KB국민은행 ‘착한 신탁’ 판매…관련 상품 잇따를 듯
금융투자상품에 가입하면 수수료가 뒤따른다. 펀드의 경우 보통 투자금의 2% 정도를 수수료로 부담해야 한다. 투자 수익률과 실제 환매 시 수익률이 다른 것도 수수료 때문이다. 손실을 입을 때는 손실 폭을 더 키우는 요인이 된다. ‘고객은 손해 봐도 금융회사는 배를 불린다’며 불신을 낳는 이유다.
금융투자자들의 이런 불만을 줄이고 고객 수익률을 우선시하는 금융상품이 출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수익률에 따라 고객이 부담하는 수수료가 달라지는 신개념 상장지수펀드(ETF)신탁 상품을 출시했다. 이른바 ‘착한 신탁’ 상품이다.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이 ETF신탁 상품은 수익률이 낮으면 수수료도 낮추는 구조로 설계됐다. 물론 수익률이 마이너스라고 수수료를 면제해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일률적으로 적용해오던 수수료 체계를 고객 중심으로 바꾼 것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일정기간(6개월) 내 실제 투자수익률이 사전에 정한 목표수익률(3%)에 도달하면 정상적인 수수료가 적용되고, 도달하지 못하면 수수료가 절반으로 인하된다. 국민은행은 오는 10일까지 50억원 한도로 판매한 뒤 추가 신탁 상품 판매 시 계속 이러한 수수료 체계를 적용할 방침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수수료를 투자 성과와 연동해 고객 부담을 줄이고 수수료 차감 후 고객수익률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고객이 수익을 못 얻으면 은행도 덜 받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은행들도 관련 상품 준비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도 공모펀드 설정 시 성과에 따라 보수를 받는 성과보수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