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탄핵심판 선고 이후 국회의 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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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탄핵심판 선고 이후 국회의 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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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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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했다. 작년 12월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최종변론을 마치고 헌법재판소의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 3개월 동안 숨 가쁘게 달려온 탄핵 정국으로 온 나라가 아직도 흥분 상태에 빠져 있다. 탄핵심판이 어떤 방향으로 나든, 국론분열을 막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정치권은 물론 국민도 현재의 대내외적 어려움을 직시하고 국가 정상화를 위해 평정심을 찾고 힘을 모아야 한다.

대통령과 정부가 뇌사상태에 빠진 우리나라는 대외적으로 동네북으로 전락했다. 일본의 아베 총리는 지난해 위안부 합의로 10억 엔을 지급했기에 사죄의 의무를 다했고 소녀상 철거요구는 당연하다는 뻔뻔함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북미자유협정(NAFTA)에 이어 한미FTA도 재협상할 것을 시사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우선주의’ 가치를 기반으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반이민 행정명령’ 등을 강행한 것을 볼 때 한미FTA의 재협상 가능성은 매우 높다. 중국은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반발로 한국 관광 금지와 롯데마트 영업정지 등 치졸한 보복을 하고 있다. 이러한 심각한 주권침해에도 불구하고 컨트롤 타워가 부재한 우리는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탄핵을 둘러싼 국론분열이 심각해진 것은 국회의 직무유기에서 비롯된 바가 크다. 총리추천권은 물론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까지도 주도할 기회가 수 차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야는 서로의 입장에 대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극단의 대립만을 반복하다가 결국 공을 헌법재판소로 넘겼다. 국회가 갈등 해결의 주체가 되기를 포기하고 책임을 회피해 ‘정치의 사법화’를 자초한 것이다. 이 때문에 헌법재판소 또한 각종 위협과 여론의 압력으로 ‘사법의 정치화’를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지금이라도 모든 정당과 대선 주자들은 헌재 결정에 승복할 것을 국민 앞에 약속해야 한다. 촛불 혹은 태극기 민심에 편승해 자신의 입지를 다지려는 꼼수는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만일 탄핵이 인용되어 조기 대선이 실시되더라도 국회는 적극적으로 민생과 개혁입법을 챙겨야 한다. 탄핵 통과 이후 지난 3개월 동안 의원들은 탄핵 논쟁에 매몰되어 본연의 업무인 입법 활동에는 소홀했다.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에 본회의에 상정한 172개 안건 중 마지막 3건은 정족수 미달로 표결하지 못했다. ‘2016년도 국정감사 결과보고서’와 ‘정무위 국감 결과에 따른 감사요구안’을 비롯한 총 3건은 본회의 투표 도중에 사라진 85명의 의원 때문에 처리하지 못했다. 우리 국회의 부끄러운 민낯을 여실히 보여준 해프닝이다. 제발 입으로만 민생과 개혁을 외치지 말고 국가적 위기 상황일수록 국회가 중심이 되어 국민을 보살피길 바란다.

국회는 국가의 미래를 위해 대선일정에 개의치 말고 개헌논의를 계속해야 한다. 이미 연초에 출범해 활동 중인 국회개헌특위가 6개월 기한 내에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가동하고 모든 정당과 대선주자들이 개헌에 대한 공약을 밝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권력과 책임을 동시에 공유하는 권력구조가 만들어지지 않고는 대통령 측근·친인척의 권력남용이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최순실 게이트’의 원인은 대통령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우리 정치의 제도적·구조적 문제이기도 하다. 승자가 권력을 독식하는 구조를 타파해야만, 책임 또한 분산해야만 정권이 일순간에 붕괴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거시경제 전망도 최악이다. 이미 1300조를 넘어선 가계부채와 미국의 임박한 금리인상으로 우리 경제의 ‘4월 위기설’은 현실화되고 있다. 실업률은 2001년 이후 가장 높고 경제성장률도 하락할 모양이다. 투자와 소비는 급감하고 있다. 헌법은 정부·대통령과 사법부에 앞서 국회의 권한과 책무를 우선적으로 규정했다. 국회가 자긍심을 갖고 위기 상황에서의 컨트롤 타워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윤종빈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ㆍ미래정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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