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이 문재인에 몰린다” 맹공격
문재인 “왜곡ㆍ유감” 불편한 심경
안희정 “동지적 우정을” 중재나서
문재인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6일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예비후보자 2차 토론회에서 재벌개혁 문제를 두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 시장은 “경제 기득권, 재벌이 문 전 대표에게 몰린다”면서 문 전 대표를 향해 ‘기득권 대연정’이라고 몰아붙였고 문 전 대표는 “왜곡”이라며 불편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안희정 충남지사의 중재로 확전은 피했지만 토론회 뒤까지 냉랭한 기운이 가시지 않았다.
이 시장은 이날 서울 상암동 오마이TV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주도권 토론 기회가 주어지자 “과거 대기업 준조세 금지법을 만든다고 발언했는데, 그렇다면 법정부담금도 없애겠다는 것이냐. 15조원의 국민 부담이 늘게 된다”며 문 전 대표를 몰아 붙였다. 이에 문 전 대표는 “최순실게이트에서 보듯 준조세를 없애겠다는 것이고, 법정부담금은 별개"라며 "법에 따라 (법정부담금을) 내는 것이 뭐가 문제겠나"라고 반박했다. 이 시장은 “말을 바꾸는 것”이라고 연거푸 각을 세웠다. 문 전 대표는 “이번 국정농단 사태에서 보듯 재벌과 정권 간 정경유착으로 오간 검은 돈을 일체 없도록 하겠다는 뜻을 알지 않느냐”며 “그 질문은 좀 유감스럽다”고 맞받았다. 이에 이 시장은 그치지 않고 “경제 기득권자나 재벌, 사회의 온갖 기득권자가 문 전 대표에게 몰리는 것 같다"며 "일종의 기득권 대연정이 아니냐”고 핏대를 세웠다.
안 지사는 문 전 대표와 이 시장간의 신경전과 관련해 “재벌정책에 대해 서로 견해가 다를지 모르지만 상대를 마치 친재벌인 것처럼 몰아붙이면 동지적 우정과 신뢰를 깎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서 한솥밥 먹고 함께 대한민국 민주주의 운동을 했던 사람 아닙니까. 기본까지 부정하는 언사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이 시장을 에둘러 비판했다.
안보 문제 등 현안에 관해서는 3인3색으로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다. 문 전 대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 배치와 관련해 “전략적 모호성을 필요로 하는 순간까지 유지할 필요도 있다”고 밝혔다. 반면 이 시장은 “민주당 후보들이 중국은 경제 제재를 멈추고, 미국은 (사드 배치를) 서두르지 말라고 공동입장을 내자”며 사드 배치 철회 입장을 되풀이 했다. 안 지사는 “전략적 모호함이라는 표현도 애매하다”면서도 “(배치 철회 문제는) 미국 입장에서 생각해 봐야 한다. 절대로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후보들은 또 현재의 국가 상황을 모두 위기로 규정하며 이를 극복할 자신만의 리더십을 차별화하려 안간힘을 썼다. 문 전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제대로 준비돼 있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며 ‘준비된 후보’라는 점을 부각했다. 안 지사는 “분열된 국론을 통합할 새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통합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무능한 상속자의 시대가 아니라 유능한 개척자의 시대를 열겠다”며 ‘강력한 지도력’을 내세웠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