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 미스터리는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로도 끝내 풀리지 못했다.
박 특검은 6일 “세월호 침몰 당일(2014년 4월 16일) 대통령 행적과 관련해 제기된 미용시술이나 진료(의혹)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대통령에게 피부 시술을 한 자문의와 비선 의료인, 대통령 미용사 등의 행적을 추적했지만 핵심인 세월호 참사 전날 저녁부터 당일 오전 10시까지 행적은 규명되지 않았다. 다만 특검은 참사 전날까지 없었으나, 참사 다음날인 17일에 이어 21일에 대통령 왼쪽 턱에 주사바늘 자국이 있는 사진을 보고서에 첨부하면서 해결돼야 할 과제임을 시사했다.
특검 조사 결과, 박 대통령은 2013년 3~8월 전 대통령 자문의 정기양(58) 신촌세브란스병원 피부과장에게서 필러와 보톡스 시술을 3차례 받았다. 참사 이후인 2014년 5월~2016년 7월 비공식 의사인 김영재(57) 성형외과 원장으로부터 5차례 보톡스를 맞았다. 김 원장은 최순실(61)씨 단골의원 원장으로, 2013년 12월부터 ‘보안 손님’으로 청와대를 ‘프리 패스’하며 대통령 관저를 드나들었다. 그는 대통령 시술을 진료기록부에 남기지 않았다. 박 특검은 이런 비선진료가 만연했던 실상을 들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대통령에 대한 공적 의료체계가 붕괴됐다”고 지적했다.
참사 당일 정 교수와 김 원장이 각각 대한피부과학회 학술대회와 골프 일정으로 박 대통령 시술을 하지 않은 정황은 확인됐다. 박 대통령 취임 전부터 세월호 참사 한달 전까지 대통령을 26회 진료한 자문의 출신 김상만(55) 전 녹십자아이메드 원장도 대통령 7시간 행적과는 무관하다고 특검은 밝혔다. 참사 당일 박 대통령 머리 손질을 두 차례 90여분간 했다고 알려진 미용사는 실제 오후 3시20분쯤 이영선 행정관과 함께 청와대로 들어가 한 차례 20~25분 머리를 만졌다.
그렇지만 특검은 미용사가 참사 전날 청와대로부터 “내일은 오지 않아도 된다”는 연락을 받은 점에 비춰 대통령이 참사 당일 미용시술을 받았을 가능성은 열어뒀다. 김영재 원장이 시술한 날과 미용사의 청와대 출입 시기를 비교했더니 미용사가 시술 당일 또는 그 다음날은 청와대에 가지 않았던 적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특검은 청와대 압수수색이나 대통령 대면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7시간 행적을 끝까지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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