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근호, 정조국, 디에고(왼쪽부터 순서대로)./사진=강원FC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강원FC의 축구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우승 후보의 기운이 곳곳에서 감지됐다.
강원은 4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상주 상무와 1라운드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결과도 결과였지만, 무엇보다 내용이 훌륭했다. 팀 주축인 이근호(32)와 정조국(33)의 찰떡호흡이 빛났다. 둘은 군더더기 없는 패스 플레이와 날카로운 슛 시도로 상주 수비라인을 무력화시켰다.
둘의 움직임은 전반 초반부터 위협적이었다. 정조국은 전반 19분 이근호의 스루패스를 받고 골문 오른쪽에서 오른발 슈팅을 때렸다. 득점이 되진 못했지만, 둘의 호흡은 환상적이었다. 후반 14분엔 반대 상황이 연출됐다. 이번엔 이근호 차례였다. 그는 후반 14분 역습 상황에서 정조국의 패스를 골로 연결시켰다.
강원은 후반 35분 상대 김호남(28)에게 골을 허용했지만, 7분 후 이근호가 헤딩 결승골을 뽑아내면서 승리 축포를 터뜨렸다. 이날 이근호와 정조국은 슈팅 7개, 유효슈팅 4개를 합작했다. 팀의 총 슈팅수(11개)와 유효슈팅(6개)의 대부분을 기록한 셈이다. 강원은 점유율에선 44-56으로 열세를 보였으나, 슈팅과 유효슈팅에서 앞서며 효율적인 공격력을 과시했다.
최윤겸(55) 강원 감독은 경기 후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첫 경기에 임했는데 훈련했던 것들을 선수들이 잘 실행해줬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특히 이근호와 정조국의 활약에 대해선 "2명을 영입하려고 많은 투자를 했다. 활약을 해줘야 한다"며 "오늘 큰 역할을 해줬다. 첫 경기를 잘 치렀으니 자신감 있게 해주면 다른 선수들에게도 시너지 효과가 날 것 같다"고 기대했다.
개인과 팀의 동반 상승은 최 감독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바다. 그는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선수들에게 개인목표 달성에 주력하라는 주문을 했다"고 밝혔다. 이는 개인목표를 성취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팀도 잘 될 것이라는 믿음에서 나온 얘기다. 이근호는 지난 시즌 공격포인트 11점(5골 6도움)을 기록했다. 올 시즌 그의 목표는 이를 넘어서는 것이다. 개막전에서 2골을 넣어 벌써 시즌 목표의 약 5분의 1을 달성했다. 강원은 선수 개개인의 성취가 승리로 이어질 수 있음을 첫 경기에서 확인했다.
최 감독의 작전도 빛을 발했다. 경기 전 그는 "2주 전부터 선발 라인업을 꾸리고 준비했다"며 "라인업을 조금만 변화시켜도 원하는 조직력을 갖추기 힘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수들에게 최대한 빨리 선발 라인업을 알려줬다. 호흡에 문제가 없도록 말이다"고 털어놨다. 구단은 비시즌 동안 이근호, 정조국, 문창진(24) 등 스타들을 대거 영입했지만, 조직력은 물음표였다. 취약점이 될 수 있는 조직력 다지기에 주력한 결과 첫 경기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최 감독은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올 시즌 강원을 성공시키는 게 K리그나 한국 축구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선수들과 함께 도민 구단을 활성화 시키는 일에도 일조하고 싶다"고 했다. 올 시즌 강원은 축구계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다. 일단 첫 단추는 잘 꿰었다. 성적은 적어도 시즌의 절반 가까이를 소화해야 윤곽이 드러날 듯 하지만, 시작점이 좋다는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강원은 오는 11일 우승후보로 꼽히는 FC서울을 홈인 평창 알펜시아 스타디움으로 불러들인다. 강원의 전력을 더 확실히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일전이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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