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주 일주일간 1조원 증발
美 금리인상 예측 속 환율도 껑충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사실상 전면 금지시키는 등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을 노골화하면서 관련주식들이 곤두박질쳤다.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화장품 대장주 아모레퍼시픽은 전날(28만8,000원)보다 12.7%나 떨어진 25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 질량(품질)감독검역총국이 전날 화장품 수입 불허 목록에 아모레퍼시픽 제품들을 포함시킨 게 영향을 미쳤다. LG생활건강(-8.2%) 한국화장품(-18.9%) 한국콜마(-5.6%) 등도 줄줄이 하락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많은 면세점과 호텔 주식도 낙폭이 컸다. 호텔신라는 전날(5만400원)보다 13.1% 떨어져 4만3,8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신세계 역시 4.9% 떨어져 18만3,500원을 기록했다. 대표 카지노주인 파라다이스(-13.3%)는 폭락했다.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 주식들은 그 동안 충격이 이미 주가에 반영된 탓에 추가 낙폭은 크지 않았지만 롯데케미칼(-1.9%) 롯데푸드(-2.1%) 등은 이날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롯데 계열사 10곳에서 지난 일주일간 사라진 시가총액은 1조원도 넘는다.
에스엠(-5.3%) 와이지엔터테인먼트(-3.4%) JYP엔터테인먼트(-1.6%) 등 엔터테인먼트주도 직격탄을 피할 수 없었다.
변경록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한국이 사드 배치를 구체화하는 단계마다 각 영역별로 추가 보복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주요 한국산 소비품목으로도 영향이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도 전날보다 14.5원 급등하며 1,156.1원에 마감됐다. 지난달 1일(1,158.1원) 이후 한 달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의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중국의 사드 보복까지 가시화하면서 외환시장 심리가 위축된 게 달러 강세로 이어졌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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